파리의 한국아줌마

해외입양인을 보는 한국인들의 편견어린 시선

파리아줌마 2011. 2. 19. 09:44

 

 

 

 

 

 

 

 

 

 

 

 

 

 

오늘 저녁무렵 반가운 댓글을 하나 받았습니다.

지난 설날에 프랑스의 요리 서바이벌 방송에 본선 진출한 한국 입양인 김상만씨에 대한 소개글

"프랑스 방송 '톱 셰프' 본선 진출한 한국계 입양인"올렸는데, 그의 부인이 댓글을 남겼더라고요.

 

 

톱 셰프 공식 사이트의 동영상을 통해서 본바에 의하면 아리따운 동양인 부인과 아이들이 있었는데,

설마 한국인일 줄은 몰랐습니다. 어찌나 고맙고 반갑던지요. 온라인이라는게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아니면 맨발로 뛰어가 막 글남기고 가는 사람 붙잡고 이런저런 이야기했을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바로 답글만 남겼지요. 그리고 무척이나 기뻤답니다.

김상만씨가 어떻게 알고 제 블로그에 들어왔는지 무척 궁금하더라고요.

한국말을 잘 모르니 부인에게 제가 어떤 내용을 썼는지 알려달라고 했나봅니다.

조만간 톱 셰프가 될지도 모를 사람이 이 미천한 블로그에 들어와 봤다는 자체가 그저 영광스러웠답니다.

 

제 주위에는 이곳에 유학 왔다가 입양인과 결혼한 이들이 있습니다.

예전에 남편 일을 도와주었던 여학생도 입양인을 만나 이곳에서 결혼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결혼식에 가서 축하하며 즐겼던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 친구로 지내다가 한국에 친부모 찾으려 가는것 도와 주다가 사랑에 빠져 결혼한 경우도 있습니다.

모두 아들 딸 낳고 잘 살고 있답니다.

 

하필 김상만씨 글을 올린 날이 설날이었습니다.

설명절, 가족, 친지, 고향이 떠올려지는 날, 해외 입양인에 관한 글을 올리고 나서 그들의 삶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 명절에 함께 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야릇한 연민마저 가미시킨

상태로요,,,

 

그러다가 다음 메인에서 어떤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나는 한살때 버려졌다. 내말 좀 들어줘" 라는 제목의 오마이 뉴스가 싣은 입양인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그기사를 보고는 한국내에서 입양인을 보는 편견과 차별을 알수 있었답니다.

트위터에서 색안경을 끼고 본다는 이야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할수 없었는데,

그게 바로 미혼모를 보는 시선이었습니다.

 

제목에 링크를 걸어두었지만, 미국에 한살때 입양된 로스 오크[한국이름 박수웅]씨를 기자가 메일로

인터뷰한 부분을 인용해 보았습니다.

 

- 정부가 낮은 출산율을 우려하지만 미혼모들에 대한 지원에 인색하다는 비판인 것 같은데,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정부에 구체적으로 건의하고 싶은 것이 있나.

"정부뿐 아니라 한국사회는 입양아들이나 미혼모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나 자신이 입양된 한국인이자 동시에 미혼모와 다른 입양인들을 위한 인권운동가로서, 한국사회에서 나와 이들에 대해 만연한 차별을 직접 경험했다. 나는 이러한 차별의 문제가 단지 한국 정부만의 책임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미혼모, 편부모, 입양인들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를 함께 향상 시킬 책임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내가 한국정부에 요청하는 것은, 정부 혼자 이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우리 입양인들이 하는 말을 경청하며 우리와 함께 일해 달라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싫든 좋든 다원화 되어가고 있다. 만약 정부가 부모들에게, 그 부모가 편모이건, 기혼이건, 미혼이건 어떤 종류의 가족형태이든 상관없이, 아이들을 긍정적인 환경에서 그 부모들이 양육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지원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출산율은 계속해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은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우리가 직시해야 할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문제다. 단지 돈을 누구에게 더 주는 문제가 아니라 모든 형태의 가족의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해외입양인으로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있었다면?

"내가 해외입양인으로서 겪었던 가장 가슴 아팠던 경험은 미국에서가 아니라 한국에서였다. 입양인으로서 한국사회에서 내가 가장 낮은 사회계급의 사람으로 여겨진다는 것을 배웠다. 한국인들에게 나는 입양인이라고 말하고는 했다. 그 말을 들을 때 사람들은 나를 동정했지만, 또 동시에 나는 차별을 느꼈다.

나는 많은 해외입양인들이 '순수' 한국인들과 결혼하거나 한국가정의 일원이 되기를 희망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 입양인들은 그 입양인이라는 것 때문에 '순수' 한국인들로부터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에 오래 살아 본 사람들이라면 입양인들에 대해 아직도 한국사회에 강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차별적인 태도가 계속되는 사회에서는 나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포용적인 문화가 형성되기 힘들 것이다. 한국사회에서는 인간을 그 개인 자체로 평가하기 보다는 그 사람이 어느 가문 출신인가로 평가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입양인들처럼 그 '가문'이 없을 때 한국사람들은 마치 그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대하는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그래서 한국에서 이러한 입양인의 위치를 생각할 때 나는 많은 아픔을 느낀다."


이 기사를 읽고 트위터에 링크를 걸어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여러사람들이 볼수 있게 알티를 해주셨습니다.

무척 가슴이 아팠습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인것 같았습니다.

 

기사에 보니 우리나라가 해외입양 세계 4위랍니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그들의 아픔이나 고통에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른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이런 차별의 시선마저 있으니 친부모 찾으러온 한국에서 가졌을 그들의 상심은 어떨까 싶습니다.

 

프랑스에는 1만 4천여명의 입양인이 있습니다.

70-80년대에 입양되어 왔으니 대부분 30대 중후반들로 한창 사회생활할 나이들입니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교수, 공무원 등 프랑스 사회에 다양한 분야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해나가는 이들도 있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1995년 프랑스에는 한국 입양인들의 협회인, <한국의 뿌리>가 생겨 서로 교류하며,

한국 문화 체험을 통해 모국을 알아가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2008년에는 프랑스 주재 한국대사관에서는 한가위를 맞아 한인입양인 초청 리셉션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예전부터 이곳 한인 목사님들과 함께 입양인에 관심이 많았던 남편은 우리나라는 <입양공화국>이라며

속상해 하더라고요. 우리나라는 OECD회원국이고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해외입양비율은 후진국 수준을 못벗어난다고 합니다. 이제는 겉으로 드러난 양적인 성장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질적인 부분을 채워 나가는데 노력을 기울렸으면 합니다. 아울러 미혼모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인식의 전환으로 더이상 버려지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또한 그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시선을 거두고 친부모를 찾으러온 한국에서 관심과 따뜻한 눈빛을 느끼게 해줄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사족 : 김상만씨 부인이 남긴 댓글을 보고 야무진 꿈을 가져봅니다. 그가 톱 셰프에서 일등을 하고,

제가 인터뷰하는겁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올리는 것!! 꿈은 누구나 꿀수 있는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