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 고3 부모, 수업 줄여달라고 법정투쟁

파리아줌마 2011. 3. 19. 09:28

프랑스 고3들은 비교적 대입에 대한 압박감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대학입시로 인생의 대부분이 결정되지 않기때문입니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하게 사는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흔히 행복을 이야기하면 너무 막연한것 같습니다.

마치 사랑을 이야기할때 추상적으로만 다가왔던것처럼요

 

행복감을 느끼는것은 사람마다 다를것입니다.

좋은 학교를 나와 미래가 보장된 직장에 입사하는데에 목적을 두는 사람이

있겠고, 학업보다는 기술을 배워 일을 하는데에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것입니다. 이럴때 다른이들의 시선과 생각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행복감을 느끼게 되면 자신있고 당당할테니까요.

 

프랑스도 바깔로레아[대학입시]가 있는 고3은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런데 그간 해오던 취미활동까지 접어가면서 공부에 열중하지는 않습니다.

보통 바깔로레아 자격증 가지고 직업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대학은 공부할 사람들만 갑니다.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대학보다는 직업학교를 나오는게 취직이 더 잘된다고 합니다.

이런 풍토때문인지 얼마전 프랑스 고3학생의 부모가 수요일 오후 수업을 없애달라며 법정투쟁을 벌였습니다.

이유는 운동할 시간을 가질수 없기때문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고3들은 수요일에는 오전 수업만 합니다.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큰아이도, 수요일 오후에 학교에서 피트니스를 하고 옵니다. 프랑스 유치원,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 2학년까지는 수요일에는 수업이 없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 학교 다니고 나면 한주의 중심인 수요일은 집에서 쉬거나, 취미활동을 합니다. 

 

                                         @ 글과 전혀 상관없는 사진,  파리시내에서 우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젊은이들뿐이라는~

 

음악학교[꽁세르바투와르]를 가거나, 시청에서 주관하는 미술활동을 하러가기도 하고, 스포츠를 즐기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프랑스 부모들은 수요일에만 정기적으로 직장을 쉬는 이들이 많습니다. 또한 수요일에도 일하는 부모를 위해 아이를 맡아주는 기관이 따로 있습니다.

 

그러니 프랑스 학생들에게 수요일이 차지하는 역할이 큽니다. 월, 화요일, 이틀 동안 학교생활에 지쳤다 싶으면 수요일은 다른 활동하며 쉬어주고, 다시 목요일에 등교해서는 금요일까지만 공부하면 토,일요일 또 놀지요.

말하고보니 공부하는 날이 별로 없네요. 

 

거기다가 2달마다 2주간 방학이 있습니다. 한두어달 열공[?]했다 싶으면 2주간 할머니,할아버지 댁을 가거나, 캠프, 혹은 부모와 함께 휴가를 다녀옵니다.

 

그래서 방학하는 날은 엄마들과의 대화가 <이번에 어디 떠나니?>입니다. 그래서 슬그머니 피하기도 한답니다.

아니면 <우리 가족들은 파리를 사수하고 있을거야, 너나 잘다녀와>,, 대충 이런 분위기입니다.

아~ 삼천포로 잠시 빠졌습니다. 이넘의 수다는~~

 

파리에서 6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오를레앙에 살고 있는 고 3부모가 수요일 오후에 없었던 수업이 생겨 스포츠를 즐기지 못하게 되었다며 법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조금은 아이러니한게요, 학생엄마는 고등학교 교사랍니다. 그런데 체육교사라네요. 그러니 더 문제시 삼은것이겠지요.

 

그녀는 <이는  내 아이에게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며 팔을 걷어부쳤는데요, 원래 토요일 오전에 있던 수업이 학부모들의 아우성으로 수요일 오후로 옮겨졌던 것입니다.

 

토요일 오전 수업이 왜 옮겨졌는지는 대충 짐작할수 있는게, 주말인 토요일, 일요일에 휴가를 떠날 경우, 토요일 오전 수업은 당연히 걸리적대는것이었겠지요. 교권이 강한 프랑스 교사들입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휴가 즐기는데에 저촉이 있을 경우는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학생엄마는 <체육 교육의 죽음>이라며, <교육부 장관은 운동을 해야된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를 방해하고 있다>며 한탄했습니다. 집정관은 학교 시간표는 학교 내부 규칙에 의한것이라 어떠한 소송에 적용될수 없음을 밝히면서 법정에 이번 사건을 거부할것을 요구했고, 판사들은 어떠한 사건도 법정이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이는 2주일뒤에 판결이 날것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