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프랑스 방송, '톱 셰프'의 결승에 진출한 입양인,
김상만씨의 인기 투표 참여를 부탁하는 포스팅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블로그 이웃이신, 생각하는 꼴찌님이 정치, 시사 현장을
취재하시는 미디어몽구님과 트위터의 종합 편성 채널인 독설 고재열
기자님에게 트위터에서 알티[글을 확산시키는 리트윗]를 부탁해주셔서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었고 투표에 응해주셨습니다.
그와중에 꼴찌님은 편협한 민족주의와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까칠한 지적도 받으셨고, 저또한 비슷한 멘션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별로 할말이 없는게, 그렇게 충분히 생각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분들은 투표안하시면 됩니다.
원리 원칙과 공정성을 지키면 좋겠지만 그기준이 어떤지 애매한 경우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경우에는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겁니다. 그게 다른 사람에게는 옳지 않게 받아들여질수있다는 여지는 당연히 남겨두어야겠지요. 그리고 그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는 감수할 생각을 해야됩니다.
하지만 굳이 합리화를 하자면 세상을 살다보면 원리원칙보다는 상식에 더가까이 다가가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프랑스에서 자랄수밖에 없었던 어떤 입양인이 프랑스 요리 서바이벌 방송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한국인과 결혼해서 자녀들을 두고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민족주의니, 같은 한국인이니 그런것들 말할 필요없이 그냥 마음이 그사람에게로 다가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 싶습니다. 방송국 사이트 들어가 투표 한번 하는게 그리 힘든일은 아닐것입니다. 때로는 마음이 시키는대로 움직여보는것도 나쁘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저는 그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여러번 포스팅했고, 그로인해 그부인과도 연락을 주고 받게되니 더욱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M6 프랑스 방송국 한국쪽 아이피 부분적으로 차단
사실 저는 김상만씨가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이번 기회에 그에게 한국인들의 마음을 한번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토요일에 트위터에 레시피 인기투표 사이트 링크를 올리고 투표를 부탁하니 사이트에 접속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프랑스에서만 접속된다는 메세지가 떴다고 합니다.
프랑스 방송국에서 한국쪽 아이피를 차단한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아쉽기도 하고 제가 잘못한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방송국측에서는 한국쪽 아이피를 차단하는 나름의 대책을 취했기에 별문제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일요일, 트위터를 통해 또 다시 한국에 계신분들에게 여쭈어 보니 일부는 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어떤 분이 한국쪽에서 너무 많이 몰려들어 프랑스 방송국에서 아이피를 차단했다는 기사를 보았다고
합니다.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그분도 어떤 신문의 기사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으신다고 하시기에 그냥
짐작할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정황상 차단한건 맞는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꼬리를 무는 생각이 '얼마나 많이 투표를 했기에 방송국에서 차단하기까지 했을까' 싶더니만
아쉽고 불안했던 마음이 흐뭇하게 바뀌더군요.
프랑스에서 한국인으로 살면서 우리나라를 바라볼때 안타까운점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일이 한번씩 터질때마다 끓어오르는, 이른바 냄비근성을 보면서 비판을 했드랬지요. 그런 근성이 마녀사냥을 야기시키고 문제를 더욱 키워나갈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조금만 무관심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때로는 무관심이 배려일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달랐습니다.
한번 상상해보았습니다. 프랑스인들이라면 이렇게 몰려들어 투표할수 있는지,,, 그건 아니었습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프랑스인들이기에 남의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월급 인상과 불공정한 사회제도를 고치기 위해서 강한 연대의식 발휘해서 파업하고, 시위는 해도
이런 인지상정적인 일에 연대감 있게 나서지는 않을것입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어떤 성향은 장점과 단점, 두가지 방향으로 나올수 있을겁니다.
유난히 부잡스러워서 가는곳마다 일을 치는 아이는 의욕이 강한 아이라 진취적일수 있겠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이는 그만큼 매사에 신중하고 조심스럽다는 또다른 의미로 해석할수 있을겁니다.
어떠한 현상도 한면만 가지고 있지는 않지요.
그러기에 부정적인 면은 없애고, 긍정적인 면을 살릴려고 해야될것입니다.
이는 부단한 자기절제와 노력을 요하는 일입니다.
항상 비판적으로만 보았던, 이른바 우리의 감정적인 냄비근성은 이런 인지상정의 모습으로 나타날수 있었습니다.
누구를 비난하는일이 아니었고, 가슴 아파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투표했을겁니다.
너무 힘이 없어 자주 당하기만 했던 설움 많은 민족이었습니다.
우리는 아픔을 아는 민족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심어질수 있는것은 어떤 간절함이었을겁니다.
그러기에 누군가가 거부당하고, 힘들었다고 하면 그냥 못지나칩니다.
상처많은 사람이 다시 살아보기 위해 일어섰을때는 간절함이 생깁니다.
하지만 너무 아픈기억들이 많아 자기연민에 빠져 집착으로 치우쳐질수도 있습니다.
그게 들끓어 오르는 냄비근성으로 나왔을겁니다.
우리는 누가 울면 함께 따라 울고, 누가 화내면 함께 화냅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이 우리들을 바쳐줄수 있는 힘이었습니다. 그힘으로 단시간에 성장할수 있었던것이고요.
냄비근성,,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단지 그게 누군가를 비난하기보다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로 무언가를 세워나가는데에 큰 힘을 발휘할수 있도록 다듬어져 갔으면 좋겠습니다.
글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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