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 도로에서는 항상 사람이 우선

파리아줌마 2011. 4. 27. 09:13

빨간불에도 차보다는 보행자 우선인 프랑스

 

제가 평상시 자주 다니는 길목은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작은 아이 학교입니다. 아이 학교까지 가려면 네개의 길을

건너야 합니다. 한번은 고속도로 진입로, 그리고 두번째는

제약회사입구를 지나야하는데 회사가 큰길과 맞물러 있어 회사문안쪽에

신호등이 있고, 나머지 두개는 신호등이 없습니다.

 

아이학교 앞에 슈퍼마켓이 있어 장을 보고 나와 신호없는 길목을 건널때는

조심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될수 있으면 차가 오더라도 먼저 지나가고

나서 길을 건너는게 편합니다. 아무래도 사람의 걸음거리보다는 차가

좀더 빠른 속도로 지나갈테니까요. 그래서 기다리고 있으면 오던 차는

서서 제가 먼저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아무 생각없이 서있다가 기다리고

있는 차를 보고는 화들짝 놀라서 길을 건널때가 있습니다. 기다리게한게 미안해져서요.

그냥 먼저 지나가는 차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한두번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차들은 제가 건널목에 서있는것을 보면 바로 섭니다.

 

항상 건널목을 건널때 드는 생각은 차는 사람보다 강하기 때문에 사람이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것이었습니다.차와 사람이 대항해 약한 사람이 이겨낼 재간은 없습니다. 그러니 힘없는 사람이 조심하고 피해야 되는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오랜시간 이곳에서 살며 보아왔던 모습은 항상 힘센 강한 차가 약한 인간에게 양보하더라고요.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것입니다. 하지만 더러 당연한게 특별나게 보일때도 있지요.

 

보행자가 신호를 지키지 않으면 운전자는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며 온갖 욕설을 퍼붓는 모습을 본, 저 같은 한국인의 눈에는 신기한 광경이었습니다. 빨간불이어도 프랑스 보행자는 서슴없이 지나갑니다. 그렇게 지나가는 뒷태를 보고 있으면, 그는 <차가 알아서 피해가겠지>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앞모습은 보지 않아도 느껴지는듯했습니다.

 

이런 경우 차들이 멈추거나, 지나가는 차들 사이 사이로 곡예하듯 건너가기도 하더라고요.

일단 사람을 보고 속력을 줄인 차들이기에 별탈없이 지나갑니다. 그리고 어느 누구하나 클랙슨을 울리거나,

핀잔하는이 없이 제 갈길 갑니다. 어쩌면 차안에서 고개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 정도는 쉬었는지도 모를입니다.

 

그리고 프랑스 도로교통법에는 자전거탄 이들과 보행자에게 사고가 일어났을경우, 그들에게 과실이 있을지라도 고의적로 심각한 상황을 불러일으킨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상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16세 미만과 70세 이상,  80%, 그 이상의 장애가 있는 카드를 가진 이들은 모조건 피해보상의 대상이 됩니다. 

 

집앞의 제약회사에서 나오는 차는 파란불이라도 아이와 함께 서있는것을 보면 신호무시하고 저희보고 먼저 지나가라는 손짓을 합니다. 그리고 특히 학교앞 신호 없는 건널목에서는 무조건 정차합니다. 

신호가 있더라도 아이들이 하교하는 시간이면 운전자는 신호 아랑곳하지않고 아이들 먼저 건너가게 합니다.

 

도로교통법이냐? 상식이냐?

 

학시절 학교에 프랑스인 강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녀는 프랑스로 돌아가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게 되었습니다. 이에 선배언니는 교통사고 적은 프랑스에서 어떻게 그런일이 있을수 있냐며 한탄했습니다. 당시 저는 프랑스에 교통사고가 많은지 적은지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을때였습니다.

 

그럼 프랑스 환경부에서 연구한 교통 사고 조사에서 보행자 사고를 보자면, 지난 30년동안 계속 줄어들고

있답니다. 1970년 3202명의 사망자가 2004년에는 550명, 2009년에는 496명으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2009년 보행자 사고는 전체의 22,5%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중에는 약한 이들의 희생도 포함되어있겠지요. 하지만 제가 그동안 보고 느낀것은 차와 사람중,

약한 사람을 우선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세상에서 가장 비겁한건 강한자가 약한자를 힘으로 다스리는것이라 생각합니다. 도로에서 힘센 차는 신호가 파란불이어도 힘없는 약한 사람에게 그들의 권리를 함부로 주장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도로교통법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상식이 통용될뿐이지요.

하지만 보행자의 입장에서는 신호를 잘 지키려고 해야될것입니다.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기도 한 위험스런 도로라 예민해질수밖에 없을것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힘을 가진 차가   사람과 맞닥뜨렸을때는 법과 규율을 따지기보다는 약한자, 즉 사람을 먼저 배려하려 해야되지 않을까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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