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에 어린이 날이 없는 이유

파리아줌마 2011. 5. 5. 08:43

프랑스에는 어린이 날이 없어

 

내일[5월 5일]은 한국의 어린이날입니다.

오늘 인터넷을 통해보니 나들이와 선물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더군요.

 

1922년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주축이된 '색동회'에서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 어린 사람을 일컫어 '어린이'라는 말을 만들고 '어린이 날'을

제정했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전통입니다.

 

그런데 프랑스에는 어린이 날이 없습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일부나라 제외]에도,

어린이 날이 없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인터넷 기사에서는 프랑스는

1년 365일이 어린이 날이라고 하더군요.

어리고 연약한 아이들을 보호 차원에서는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항상 인격적으로 대하고 위하는건

당연한것입니다. 그런데 축제일까지 만들어 기르는것까지는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경의는 아이들로부터 어른들이 받아야되는것이니까요. 

 

프랑스는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심지어는 할아버지 날까지 있습니다.

불어식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어머니 날이 '어머니 축제'가 됩니다.

어머니 날은 1918년, 1차 대전으로 인해 남편과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을 위로하기 위해 프랑스 지방도시인,

리옹에서 시작되어 1929년에 공식화 되었답니다. 매년 5월의 마지막 일요일이 어머니의 날입니다.

프랑스는 가족을 기리는 날은 숫자로 정하지 않고 무슨달 몇번째 일요일로 정해놓고 있어 해마다 조금씩

날짜가 바뀝니다. 그리고 쉬는 일요일로 정해놓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아버지 날은 6월의 세번째 일요일로, 1952년에 공식화 되었고, 할머니 날은 3월의 첫번째 일요일로, 1987년 Kraft Jacobs Suchard 그룹의 커피 브랜드인 Café Grand'Mère에 의해 온전히 상업적인 목적으로 생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 날은 라이터 회사인 Flaminaire의 사장이 그의 아버지에게 라이터를 선물하고 싶어서 만든 날이라고 합니다. 

 

그러다가 최근인 2008년에는 급기야 '할아버지 날'까지 생겼습니다. 

다른 날들과 기간 조절을 위해 10월의 첫번째 일요일로 정했다고 합니다. 지난 날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할아버지 세대가 적었던때와는 달리 의학의 발달과 더불어 할머니들 못지 않게 수명이 길어진 현재 프랑스 할아버지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정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프랑스 어른들은 악착같이 본인들 축제는 챙기는것 같습니다.

상업적인 의도나 목적으로 시작했더라도, 어쨌든 이날들은 프랑스 어른들에게 존중과 경의를 표시하는 날입니다.

 

어른들의 축제를 기념하는 프랑스 아이들 

 

프랑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매년 어머니 날이 다가오면 학교에서 선물을 준비합니다.

아버지 날에도 준비하기는 하지만 카드 정도 만들고 어머니 날에 더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때 준 기억나는 어머니 날 선물은 학급 아이들이 각자 엄마를 그린 것을 모아 앞치마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허름한 천에다 만든 앞치마였는데 무척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듯 어른, 즉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을 학교에서 심어주면서 존중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어른과 아이 구분을 명확히 합니다. 아이를 얼르지도 않고 어른에게 이야기하듯하지만 생활은 어른과

철저히 구분합니다. 그러니 아이가 비교적 아이다운 순수한 면을 가지고 자라게 됩니다.

 

프랑스 부모들이 가장 경계하는건 자녀를 응석받이로 키우는것입니다. 블로그 글을 통해 여러차례 이야기했지만 프랑스 부모들의 자녀교육은 아주 엄격합니다. 프랑스 친구 까린도 자녀들에게 제한, 즉 절제를 심어주어야된다며 강조하더군요. 얼마전 식당에서 어떤 가족을 보니, 젖먹이부터 5, 6살까지 자리 한번 뜨지 않고 차분히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이 둘을 키워봐서 아는데 그나이에 그렇게 있기가 쉽지 않은 일일텐데 싶어 잠시 주목하며 보고 있었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피해입는 행위를 하면 부모에게 혼이 난다는것을 알고 있습니다.

 

날을 정해 기리는것은 어른들이 아이에게 받아야될것이라 생각하고 프랑스 부모들은 아이가 올바른 인격과 예의를 갖추며 자라기 위한 교육의 책임과 의무를 가볍지 않게 느끼고 있는듯해 보입니다. 또한 프랑스 정부는 뱃속 태아때부터 사회 수당을 지급하면서 아이를 위하는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그러니 일년 365일이 어린이날이라고 해도 되겠고, 또한 아이는 어른들에게 경의를 받기보다는 교육을 받아 다듬어지면서 자라야되기에 굳이 어린이 날을 제정할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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