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프랑스 사회는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총재의 성범죄 사건으로 시끌벅적합니다.
지난 금요일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은 보석석방되었고,
프랑스 정부는 혐의가 인정되면 프랑스에서 집행할것을
미국측에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미 IMF총재직은 사임을 했고, 내년 프랑스 대권에서 유력한 좌파
후보로 떠오르던 그의 실족은 소속당이었던 사회당의 나아갈
방향뿐만 아니라, 프랑스 정계에 많은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의 소식은 프랑스인들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이곳에 살고 있던 저에게도
경악할만한 일이었습니다. 만약 그런일이 프랑스에서 일어났다면
어땠을까하는 가정을 해보기는 했습니다만 여성측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기에 판단하기는 조심스럽습니다. 미국이라는게 그에게는
불리하게 작용되고 있는것 같습니다.
정치인의 사생활에 엄격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 미국과는 다르게, 이전 글에서도 밝혔다시피
프랑스인들은 정치인의 사생활에 별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사생활이 아닌 범죄의 성격을 띈것이라
다르게 생각해야되겠지요. 그런데 스트로스 칸이 본인은 무고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생활 범주겠고,
호텔 여종업원이 그를 신고한건 성범죄가 되는것입니다. 어느쪽 주장이 맞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사회당 의원인 Elisabeth Guigou씨는 바람둥이와 성범죄는 크나큰 차이가 있다며 잘구분해야된다고 했습니다.
스트로스 칸은 오랫동안 바람둥이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방탕한 느낌까지 준 여성편력자라고 합니다.
이런 여성편력자가 어느순간 성범죄자로 변한것이 미국경찰이 발표한 그의 혐의입니다.
프랑스의 똘레랑스 정신이 그에게 덫이 되었을까?
제가 본 프랑스인들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능적인 나약함을 비난하기보다는 인정하고 동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건 프랑스의 똘레랑스[관대함] 정신에서 나온것일수 있습니다.
똘레랑스[tolérance]란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및 정치, 종교적 의견을 존중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은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서 허용되는 자유로도 해석합니다.
첫 번째 뜻은 나와 남 사이의 관계 또는 다수와 소수 사이의 관계에서 나와 남을 동시에 존중하고 포용하는 내용을 품고 있다면, 두 번째는 권력에 대하여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려는 의지를 품고 있습니다.
이는 저항정신으로 나올수 있을 것입니다.
똘레랑스 정신을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내가 존중받을수 있다는 것으로, 1950년대부터 타인에 대해 열린 사고로 정의되어 왔습니다.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15세기 프랑스 철학자인 몽테뉴의 휴머니즘 정신에서 나온것으로, 이는 상대의 정치적, 종교적인 의견을 존중하는것에서부터 시작해 본능적인 부분까지 인정하는쪽으로 갈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트로스 칸이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의 바람끼에 대해 가족이 아닌한 무어라 그럴수 없을것입니다. 문제는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자, 국제 통화 기금의 총재라는 것입니다. 힘있는 권력자라고 해도 되겠지요.
그의 바람끼는 미국사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을 것을 프랑스의 똘레랑스 정신이 그를 방관해버린것입니다. 이미 4년전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에게 조심할것을 경고했다고 합니다. 경고는 경고일뿐 어떠한 임팩트를 가질수 없습니다. 또한 정치인들의 사생활을 왈가왈부하지 않는 프랑스인들은 IMF총재직을 잘수행하고 있는 그를 보며 자랑스러워했지, 그의 정치생명에 어떠한 문제점도 느끼지 않았던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수 있는 인간의 본능은 추스리고 다듬어져야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어되지 않는다면 동물과 다를게 없겠지요. 하지만 스스로 통제가 되지 못한다면 어떤 외부적인 영향이 있어도 나쁘지는 않을것입니다. 그것이 뼈아픈 계기가 되어 앞으로 더욱 조심할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스트로스 칸은 너무 멀리와 버렸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혐의가 있던 없던 그의 정치생명을 송두리채 앗아갈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있었던 스캔들에서 강한 교훈을 이끌어내어 조심할수 있었다면 좋았겠지요. 하지만 프랑스인들의 똘레랑스 정신은 그를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똘레랑스 정신은 강한 개인주의로 이야기될수 있습니다. 나에게 피해준게 없다면 문제삼지 않는것입니다. 그게 정치인이자, 공인인 그로 하여금 좋지 않은 습성을 버리게 못하게 만든 원인들 중의 하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문득 똘레랑스가 무너진 그를 일으킬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는 단지 그가 무혐의가 입증되었을때만 가능하겠지요. 프랑스인들 사이에 음모론과 동정론은 일고 있지만, 만약에 음모라면 그들의 과녁이 될수 밖에 없었던 그의 어리섞음을 탓하는 프랑스인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어리섞은이에게 프랑스를 맡기려 들지는 않겠지요. 어쨌든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볼일입니다.
하지만 그모든 것을 떠나 똘레랑스 정신은 우리들의 삶에 적용하면 좋을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관대함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받아들이는 이에게 달려있겠지요. 우리가 할수 있는 최선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인정하는것이겠지요. 나와 많이 다를지라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 모양의 추천을 눌러주세요. 로그인 필요없답니다.^^
'파리의 한국아줌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랑스 어머니날에 아이 학교에서 받은 값진 선물 (0) | 2011.05.30 |
---|---|
프랑스 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치는 이유? (0) | 2011.05.25 |
외국생활하면서 한국인을 만나는게 불편한 이유 (0) | 2011.05.20 |
프랑스인이 자국민에게 한국전통문화를 알리고 있다는데... (0) | 2011.05.10 |
프랑스에 어린이 날이 없는 이유 (0) | 2011.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