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아이들 겉옷을 살때는 왠만하면 모자가 달린것을 고릅니다.
저뿐만 아니라 프랑스 엄마들 대부분이 그럴겁니다. 왜냐하면
하루중 언제 비가 내릴지 알수 없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있다가
비가 오면 바로 옷에 달린 모자를 쓰면 됩니다.
그정도로 비가 자주 오고, 예기치 않게 내리기 때문입니다.
그런 변덕스런 날씨의 하이라이트를 꼽으라면,
2008년 4월에 눈이 내린것, 그리고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90년대 6월 한동안 겨울 날씨가 되었던것입니다.
그래서 프랑스인들의 성격이 변덕스럽다는 속설이 있기도 하지요.
워낙 비가 자주 오니 거추장스럽게 우산을 잘 가지고 다니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K-Way라고 해서 모자달린 비옷을 주로 입고 다니는데,
그렇지 않더라도 비가 와도 뛰어가지도 않고, 그냥 자연에 순응하는 의미인지
그대로 맞고 다니더라고요. 처마밑에서 비 피하고 있는 사람들 보기 힘듭니다.
해가 인색하게 자취를 드러내는 곳이라 신생아들에게 처음 몇달동안 비타민 D를
필수적으로 먹이고, 특히 겨울에는 성인들도 챙겨먹곤 합니다.
<파리의 우울>, <비에 젖은 파리>라는 말이 이도시의 운치를 더할것 같은데,
올봄은 예외였습니다. 그동안 이런 화창한 햇살의 호사[?]를 누린적이 없었습니다.
대기 오염으로 인한 기후 변화는 지난 12월 파리에게 다량의 눈을 선사함으로써
20년만에 파리시민들을 당황케했고, 비와 구름으로 4월을 장식하곤했던 올봄은 비한방울 뿌려주지 않아 또한
곤란하게 했습니다.
이른바 <긍정의 힘>을 빌려 이야기하자면, 올 봄은 유일하게 우산과 비옷도 필요없을만큼 날씨가 좋았습니다.
비가 안와도 별 아쉬움 없는 도시에 산다고 날씨가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파리로 여행오는 이들에게도 이런 날씨는 더없이 좋겠지요. 하지만 농촌 상황은 다릅니다. 가축들과 밭에 공급해야될 물이 부족하게 됩니다.
이는 바로 생활로 직결되겠지요.
프랑스 절반이 물 사용 제한
지난주부터 IMF 총재의 스캔들 못지않게 가뭄이 프랑스 사회의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주전만해도 프랑스 환경부 장관은 <걱정스럽다>고 했는데, 지난주부터는 <위기>라며 가뭄위원회를 가동시켰습니다. 현재 46개 지방
에 물 사용 제한 조치가 내려져 있습니다. 이는 프랑스 절반에 해당되는데요, 제한 영역은 정원, 세차, 수영장등이라고 합니다.
정원에 물주기는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금지되었고, 설겆이 하고 남은 물을 정원에 뿌려준다는 이들도 있고, 세차는 물이 아닌 약품으로 하고 있답니다.
특히 4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Le Loire지역에 대해서는 원전의 냉각을 위해 물이 부족하지 않기 위해 신경을 더욱 곤두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월요일[23일] 프랑스 농업부 장관은 곧 농업재해 보장기금으로 1억 유로를 지원할것이라고 했고, 은행과 보험사들에게 모든 경작인들을 도와줄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프랑스는 극심한 가뭄으로 시달렸던 1976년에 가뭄세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가뭄이 있을때 세금을 징수하는것이라고 하는데요, 아직 한번도 사용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이 세금을 발효시켜야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환경부와 농업부 장관은 시기상조라며 거부했답니다.
항상 꿀꿀한 날씨에 비온다고 불평했는데 요즘 비가 무척 그립습니다. 다소 더웠던 오늘은 수분기 없이 바싹 말라있는 대지가 피부로 느껴지는듯했습니다. 화창하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해볕과 비가 골고루 뿌려주어야만 농작물들이 잘 자라겠지요. 프랑스 일기예보에는 아직 가뭄을 해결해줄 비소식이 없답니다.
이런 자연재해를 대하며 인간의 불가항력을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낮아져야겠지요.
해와 바람과 비가 농작물을 자라게 하듯이, 우리 삶에 해만 비춰진다면 성장할수 없을겁니다.
자연의 이치를 보며 삶을 알아가는 나이가 된듯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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