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눈높이 실험으로 이루어지는 프랑스의 과학 교육

파리아줌마 2011. 7. 6. 06:45

매달 한국의 모잡지사에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지난호에 떨어진 지령[?]은 프랑스의 과학교육이었는데,

교실의 장을 벗어나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수 있는 과학으로

어떤 체계적인 시스템이 있는지 알아보는것이었습니다.

 

한동안 아무리 생각해도 잘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런데 등잔밑이 어둡다고

작은 아이가 매주 과학 클럽에 다니고 있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었던것입니다. 얼마나 바보스럽던지요~~

 

그래서 바로 과학 클럽 선생님께 취재 부탁을 했고,

흔쾌히 응해 주었답니다.

 

블로그 글에서 여러차례 밝혔다시피 프랑스 초등학교는 주 4일제 수업으로, 수요일에는 학교가 없습니다. 

그날은 주로 취미 활동하는 날입니다. 음악학교[Conservatoire]는 수요일에는 학부모들과 학생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작은 아이는 매주 수요일에 과학 클럽에 갑니다. 제가 사는 파리 남쪽 외곽지역인 앙토니에는 시에서 주관하는

과학 클럽이 있습니다. 가격은 일주일에 한시간하고, 일년에 75유로[1십1만원]입니다.

어떤 초등학교옆 지하에 제법 큰 공간에 자리잡고 있으며, 초등학교 1학년부터 5학년까지[프랑스 초등학교는 5년제] 128명의 학생들을 12명씩 그룹을 만들어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수업을 주고 있습니다.

 

보통 일주일에 1시간씩하는데, 고학년인 5학년들은 1시간 반을 할애하기도 합니다.

주로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비누, , 사탕을 복잡한 화학을 가르치고 설명하는게 아닌 학생들로 하여금 직접 만들어 보게 하면서 자연스레 그 원리는 익히게 하는 일종의 과학 과외 학습인셈입니다.

 

프로그램을 보면, 조그마한 컵에다가 화산 폭발의 원리를 익히기도 하고, 붕대에다가 커피를 발라 파피루스를 만들어 각자 이름을 이집트의 상형 문자화시켜 적기도 하고, 찰흙으로 벌을 만들기도 하고, 어떤날은 크리스탈을 만들기도 합니다.

 

학년말인 6월 중순, 과학 클럽의 마지막 수업에 참석할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수업의 주제는 사탕만들기였습니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지요. 과학 클럽안으로 들어가봅니다.

  

입구부터 과학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나디아[왼쪽]와 사브리나, 두 선생님들이 이끌어 가고 있는 과학클럽입니다.

클럽안으로 들어가니 나디아 선생님은 대리석판에 지난 시간에 만든 사탕이 눌러 붙어있는것을

끌창으로 떼어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원하는것을 이야기 하니, 단번에 알아차리고는 친절히 설명해주어서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한편에 노트가 보이지요, 노트는 이곳에 두고 다닙니다.

 

                                        그간 과학 클럽에서 배운것들이 노트되어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만든 사탕입니다. 

 

학생들을 기다리며 나디아 선생님은 사탕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날 만든 사탕은 1844년부터 이어져온 베르랭고[Berlingots] 사탕으로 재료는 250그램 가루설탕, 25그램 글루코즈[너무 비싸 안넣어도 된다고 함] , 레몬 1, [7.5cl], 색소 2방울이 들어갑니다.

나디아 선생님은 젤라틴을 넣기도 하는데 종교적인 이유로 젤라틴을 금기시하는 이슬람교인들이 많기에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과학과 연관된 사탕 만들기는 레시피라 하지않고, 작용법 혹은 조작법[Mode Opératoire]이라 부른다고 강조합니다. 냄비에 설탕과 레몬즙 물을 부어 140도될때까지 끓이는데 온도만 잘 조절해준다면 그리 어려운것 같지 않았습니다.

 

사탕 만들기에 들어간 재료들입니다.

 

냄비에 끓는 사탕 시럽의 온도를 측정할수 있는 온도계인데요,

 

 

나디아 선생님은 온도계가 없으면, 물컵에 시럽을 떨어뜨려 보아서 측정할수 있다고 설명해줍니다.

시럽이 물안에서 뭉쳐지면 다 된것이라고요~

 

사탕이 빨리 응고되지 않도록 대리석판을 약간 미지근하게 데운뒤 기름칠을 합니다.

 

요건 마지막에 색소를 떨어뜨리는것인듯~~

 

뜨거운 사탕 시럽이기에 안전을 위해 아이들은 자리에 꼼짝없이 앉아있게 하고는

두선생님들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정도 식은 사탕 시럽을 아이가 버무리고 있습니다.

 

사탕을 늘어뜨리고, 버무리니 붉은빛 사탕이 분홍 빛깔을 띄더라고요.

 

일정한 모양을 만들어 가위로 자릅니다.

 

베를랭고 사탕의 특징은 바로 이런 꼴이라고 하는데요,

이 모양을 내기 위해 어슷하게 잘라야한답니다.

 

사탕이 만들어지고 난 흔적입니다.

 

나디아 선생님은 계속 사탕을 늘어뜨리고 있습니다

 

                                                                 늘어뜨릴수록 빛깔이 고와집니다.

 

각자 만든 사탕을 주섬주섬 담고 있습니다.

 

그다음,,, 재료와 작용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아이들은 받아 적습니다.

 

 

나디아 선생님이 사탕으로 이런 예쁜 장미를 만들어 주었답니다.

 

 

 

그동안 과학 클럽에서 만든것들입니다.

 

 

 

 

선생님 책상위에는 아마 고학년 학생들이 그린듯한 그림이 코팅되어 붙어있었습니다.

선생님들에게 대한 고마움을 그림으로 선물한듯합니다.

 

말이 선생님이지, 아이들에게는 친한 친구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교사를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도 아니고요,

눈높이에 맞춘 과학 실험인만큼 두선생님의 눈도 아이들 위치에 있는듯했습니다.

 1시간 내내 지켜보니,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나디아[왼쪽, 55세] 선생님은 과학 클럽에서 아이들과 함께한지 11년이 되었고,

옆의 사브리나[33세] 선생님은 6년째라고 합니다.

사탕만들기를 마치고 나서 나디아는 항상 주어진 1시간이 짧다고 하더라고요.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는 그녀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정말 즐겁다고 합니다. 

 

이번 사탕만들기를 주관한 나디아는 연이어 뜨거운 사탕 시럽을 만지느라 손바닥이 벌겋게 되고, 

껍질이 벗겨지기도 했지만 그녀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작은 아이는 지난 일년동안 과학클럽에 다니는게 재미있었다며

내년에도 꼭~ 등록시켜달라고 하더라고요.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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