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극우파 감시하는 프랑스, 지원하는 한국

파리아줌마 2011. 8. 1. 07:48

지난주에 프랑스는 극우파들을 어떻게 감시하는가? 라는 글을

포스팅했습니다. 노르웨이에서 일어난 극우민족주의자의

연쇄테러로 민감해진 프랑스가 자국의 극우파들 3백에서 4백여명을

주목하여 문자 메시지, 핸드폰 통화 내역등으로 감시하고 있다는

글이었습니다. 지금 유럽 전체가 그간 세력이 확장되었던 극우파를

경계하고 있고, 유럽연합에서 정치적인 답을 내놓아야된다고 촉구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그글에 우리나라는 극우파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댓글들이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지원하는게 아니고 감시한다니 생소하다는

글을 남기신 분도 있었습니다.

 

전혀 한국의 상황을 고려치 않고 쓴 글이었기에 처음에는 좀 놀랍더군요.

정신 차리고 나니 생각나는게 어버이 연합이었습니다.

 

프랑스 정부에서 감시하고 있는 극우파들은 단체에 속한 이들이라고 합니다.

프랑스에는 극우파 정당으로 국민전선당이 있습니다. 인종 우월주의를 공공연히 주장하고 나치를 찬양하고 심지어 일본의 신사참배에 나서곤 했던 당수인, 쟝 마리 르펜은 그의 자리를 딸에게 물려주었고, 딸인 마린 르펜은 과격했던 아버지를 답습하지 않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청년 실업을 해결하고자 함으로써 프랑스 젊은이들에게 많은 지지를 얻었습니다. 지난 봄 국민전선당 지지율은 20%가 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국민전선당원들은 그들을 극우파라고 하면 기분 나빠한답니다. 외국인이나 다른 민족을 적대시하고 인종우월주의에 빠진 집단으로 규정하는것에 반발한다고요.

 

프랑스내 극우파 세력이 확장되고 있었던 것은 반이슬람 정서와 청년 실업에 원인을 찾아볼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노르웨이 참사이후 극우파에 대한 비난과 경계의 시선이 높아지면서 확장되던 극우파 세력은 어떻게 될런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비록 극우파 세력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내에서는 국민전선당의 지지율이 높아가는것에 우려하고 있으며 프랑스인들 70%가 반대하고 있답니다. 얼마전 재래시장에 장을 보러갔는데, 시장입구에서 누가 전단지를 나누어 주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누구도 그 전단지를 받으려하지 않습니다. 나누어 주는 이도 무척 어색해하고 있었고요. 호기심에 뭔가 싶어 다가가보니 극우정당인, 국민전선당 선전 전단지였습니다. 이정도로 대다수의 프랑스인들은 국민전선당을 싫어하고 있습니다.   

 

극우파 지원하는 한국 정부가 키운 어버이 연합

 

역사가 다르고 시대적 상황이 다른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극우파는 물론 같지 않겠지요. 우리나라 상황에서 극우파의 개념은 모호할수 있을겁니다. 625라는 동족 상잔의 비극이 있었기에 우리나라에서 좌, 우파의 인식은 프랑스 보다 더 민감할수 있습니다. 프랑스에 극우정당 말고 관련 시민단체들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시위, 파업을 할때 시위자들의 안전과 거리질서를 위하고, 만약을 대비한 폭력을 위해 배치되는 경찰외에는 반대하는 다른 세력들을 본적은 없습니다.

 

지난 토요일 부산에서 있었던 3차 희망버스를 막는 어버이 연합을 보며 극우파를 지원하는 한국이라는 말을 실감할수 있었습니다. 우익단체라고만 알고 있던 어버이 연합의 행태는 극우파와 같았습니다.

 

이곳에 사는 저에게 트위터 타임라인은 한국의 상황알수 있는 하나의 통로입니다. 언론에서는 보도하는 소식들은 트위터보다는 한계적이더군요. 어제 타임 라인을 통해 들었던 어버이 연합의 3차 희망버스 제지는 무법천지가 따로 없더군요. 그들이 휘두른 각목이 다친 여성, 행인에게 신분증을 제시하라고 해서 경찰도 아닌데 왜 신분증 제시하라고 하냐니깐 뺨을 때렸다고 하는등, 우리나라의 노인 공경 사상을 악용해 어버이 연합을 희망버스 제지에 투입한 그 누군가들에게 무척 분노스럽더군요.

 

한진 중공업 해직자로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힘든 투쟁을 하고 있는 김진숙씨 이야기는 르몽드지와 프랑스 통신사에서도 주목했던 사안입니다. 일을 하고 싶어하는 그들을 지지하고 희망을 주기위한 버스를 막으며,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폭력배로 무장하고 난동을 부리는게 오늘날, 이른바 글로벌 한국의 모습인가 봅니다.

 

어떻게 평화 시위에 이런 사람들이 나타나 버젓이 활동을 할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625를 겪어봤던 어른들이라 빨갱이가 얼마나 끔찍한지 아냐고 하면 할말은 없습니다. 아직도 빨갱이 논리 하나로 모든게 먹혀들어갈수 있는 시대인가 봅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이들도 많다는거지요. 반공 이데올로기로 시민들 눈가리고, 귀막아 얻어낸것 많으니 그분들은 빨갱이들한테 고마워할 일입니다.

 

극우파, 극좌파니 파벌이 중요한게 아니겠지요. 그냥 사람사는 세상의 자연스러움과 당연함들이 지켜지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부당하게 해직된 이들이 있어 함께 마음 보태어 보려고 하는것은 사람사는 세상의 자연스러운일일겁니다. 그런 이들을 막으려하는 어버이 연합 같은 우익단체가 극성을 부리니 마치 역사가 거꾸로 가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비록 한국과 프랑스의 극우파들의 성질은 다를지라도, 경계하고, 감시하며 조심해야 될 대상이라는건 같을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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