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차별급식하는 프랑스에서 위화감이 없는 이유

파리아줌마 2011. 8. 22. 07:17

서울시 무상급식 논란이 어찌 이지경까지 갔는지?

 

작년 말 무상급식 논란이 일었을때 프랑스의 학교 급식에 대한 글을

적은적이 있습니다. 지금 읽어보니 찬반을 이야기하기가 곤란하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놓았더군요.

 

관련글 : 무상급식 논란을 보며 프랑스 학교급식은?

 

그로부터 8개월이 흐른 지금 당시의 무상급식 논란은 24일 주민투표

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 또한 변했습니다.

 

당시 돈이 들어가는 복지의 문제이지만 아이들이 관련되어 있기에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동안 <하위 50%>라는 망발이

흘러나오고 있고, 이미 부분적인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는 학교에서는 공개적으로 급식자를 선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자녀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오세훈 시장에게 분노하고 있는게 바로 이부분입니다. 의도한것은 아니겠지만 결과는 어린 가슴에 상처를 주는것입니다. 이세상에 의도해서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일은 비교적 많지 않습니다.

나만 생각하고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으면 좋지 않은 결과들을 가져오곤 합니다. 그래 놓고는 미안해하기에 앞서 의도하지 않았다고 치졸한 변명을 늘어놓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잖아도 양극화의 병폐속에 있는 사회에서 어린아이들에게까지 그런 영향을 미치게 하는게 어른들이 할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른곳도 아닌 교육의 장인 학교에서요. 아이들은 타고난 기질로 인해서라도 자라면서 많은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그러면서 세상을 배우고 스스로를 다져 나가기도 하겠지요. 눈에 넣어도 안아플 자식 어쩔수 없이 이세상에서 치이면서 살아갈수밖에 없다는것 알지만 강해지는 한 과정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예 제도적으로 부모의 가난으로 인해 자녀에게 상처를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항상, 어쩔수없는 돈이라는 무시하지 못할 유혹이 개입되지요. 그야말로 유혹일뿐입니다. 전면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이들이 주장하는게 돈이지요. 세금폭탄? 그만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간 오세훈 시장이 서울 치장하느라 들인 돈을 생각하면 전혀 설득력 없습니다.

 

오시장이 전면무상급식을 반대하려면 따라오는 문제점들을 먼저 살피고 조치를 강구하고 나서 서울 시민들을 설득했어야지요.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었나요? 

 

무조건 단순히 찬반의 문제로만 보니 그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겁니다. 반대의 경우 어떻게 섬세하게 단점들을 메꾸어갈지는 전혀 생각지 않고 무조건 밀어부치니 일이 될턱이 있나요? 

 

전면무상급식을 원하는 이들이 부르짖는게 부자와 가난한자를 구분지어 아이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게 하자는것입니다. 정책이라는게 사람이 우선시되어야겠지요. 더군다나 아이들이 걸린 문제입니다. 가난으로 인해 여린 가슴이 상처주지 않을수 있는 방법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는지 물어보고 싶더군요. 이루는데만 혈안이 되어있으니 채워가지 못하는겁니다. 서울시민들은 빈깡통을 원하지 않습니다.

 

프랑스 학교는 학생들의 급식에 전혀 관여하지 않아

 

프랑스는 무상급식을 하지 않습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제가 살고 있는 파리 남쪽외곽 지역인 앙토니[Antony]를 보자면 7등급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같은 식사를 1등급인 아이들은 0,85유로[1천 2백원] 내고 먹고, 7등급인 아이들은 4,43유로[7천원]을 내고 먹습니다. 그리고 생활이 많이 힘든이들에게는 무상으로 급식해주고 있다고도 합니다.

 

이렇게 차별급식을 하지만 학교에서는 전혀 알수 없는게, 시청과 급식회사에서만 주관합니다.

매년 12월 작년의 세금신고서와 필요한 서류를 가지고 시청에 가서 신청하면 등급이 매겨집니다. 그등급을 급식회사에게 넘겨주는것이지요. 이등급은 급식뿐만 아니라 과외활동에도 적용됩니다.

 

작년 블로그 글을 쓰기 위해 급식 회사에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아이가 얼마를 내고 식사를 하는지 학교에서 아느냐고 하니 그직원은 큰일 날 소리한다는 뉘앙스로, [아니요, Non]라고 하더군요.

 

저희 아이들은 본인들이 얼마를 내고 급식했는지 관심도 없고, 알수도 없습니다. 제도적으로 그렇게 되어있으니 관심을 가지지도 않습니다. 프랑스가 차별 급식을 하면서 위화감이 전혀없는 이유입니다. 합리적이면서 아이들을 위하는 장치지요. 이런것을 보면 프랑스의 복지행정이 얼마나 인간을 섬세하게 생각했는지 알수 있습니다.

 

프랑스 학교 급식은 19세기로 거슬러올라가는데 시초의 정신은 자선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이들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안되어 있으면, 또한 설치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면 일단은 전면무상급식을 해야되지 않을까 합니다. 경기도와 다른 지역들 왠만한데는 전면무상급식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서울시도 같이 하면 될것인데 단순한것을 무척 복잡하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그간 경험으로 보아 사물과 현상을 단순하게 보지 못할때는 사심이 잔뜩 있었을때였던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어제 아침 오세훈 시장이 눈물을 흘리며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치기어린 오기만이 느껴지면서 교만이 하늘을 찌르는듯하더군요. 어쨌든 서울시의 전면무상급식이 이루어져 아이들이 편하게 급식을 하고, 우리나라 복지가 더욱 발전되는 주춧돌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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