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하는 학생 명단 교사가 아는건 괜찮은가?

어제 서울시의 무상급식 논란으로 주민투표까지 앞두고 있는것을

보고는 그간 생각해오던 바를 프랑스의 차별급식과 관련해

포스팅했습니다.

 

워낙 논란이된 무상급식이라 짐작했던대로, 또한 각오[?]했던대로,

찬성과 반대, 그나름대로 아주 각양각색의 반응들이 있었습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것이 다르니 뭐라 할수는 없습니다만 가장 거슬리는게,

공개하지 않고 아이들끼리는 모르게 한다면서 교사가 비밀리에 무상급식

아동 파악한다고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었으며, 인터넷으로 하기에

담당교사와 담임교사만 안다고 하더군요. 그나마 이것마저도 잘지켜지지

않는곳도 있다고 들었는데, 아무튼 거기까지는 나아가지 않으렵니다.

 

제가 이런 댓글을 보고 답답했던게 교사는 집형편이 어려워 무상급식하는 학생들 버젓이 알고 있어도 되냐는것입니다. 교사는 어른이기 때문에? 같은 학생들끼리만 모르면 되는겁니까?

 

교사는 사람 아닙니까? 겉으로 표시는 안내겠지만 누구 누구가 집안 형편이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는건 아무렇지도 않은것인지요? 이는 교사를 보호하지 않는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어려운 가정형편을 잘아는 교사앞에서 주눅드는 학생은 분명 있을겁니다.

 

학생 생활 수준 모르는 프랑스 교사들

 

아마 제가 프랑스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키지 않았다면 교사들이 학생 생활 수준 알고 있는것을 당연히 여겼을겁니다.  그런데 프랑스 교사들은 학생 생활수준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모가 학교 등록을 학교가 아닌 시청에 가서 합니다. 프랑스 학교 행정업무는 시청에서 봅니다.

 

관련글 : 프랑스 공립학교에는 행정직원이 없다

 

학생들의 소득별 학교 급식을 위한 등급을 나누는 일은 업무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교육을 담당할 교사의 몫은 아닌것이지요. 참 당연한것인데 지켜지기 힘듭니다. 교사는 학생들 교육에만 신경쓰면 됩니다. 그러니 교사는 학생의 생활수준을 알지 못할뿐 더러, 알 필요도 없습니다. 

 

매년 새학년이 되면 아이가 학교에서 <안전정보서>를 가져와 기입해서 학교에 제출합니다. 그야말로 학생 안전을 위한 정보서입니다. 부모의 직업을 쓰는란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하는곳 전화번호와 주소, 그리고 만약의 경우 연락을 취할수 있는 제3자의 연락처를 꼭 기입해야됩니다. 그리고 보험도 첨부해서 제출하면 이른바, 학생 신상정보가 됩니다.

 

학교급식뿐만 아니라 나머지 공부 같은 과외활동, 캠프가는것도 시청에서 비용을 청구 받고 냅니다. 문제가 있으면 시청과 해결하면 됩니다. 이렇게 학교 행정과 교육이 분리되어 있으니 교사가 편하게 교육할수 있습니다.

 

제가 프랑스에 오래살면서 느낀점은 인간의 나약한 본능을 온전히 인정하고 그에 맞게 대처해 나가는것이었습니다. 바탕 정신은 인간에 대한 이해이고, 그다음 나오는 장치들은 지혜롭습니다. 교사가 인간임을 인정하는것이지요. 그래서 있을수 있는 위험 요소를 제도적으로 막아버린것입니다. 이건 교사에 대한 존중이자 배려입니다. 교사는 이런 업무로부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자유로와져야됩니다.   

 

제한된 교실안에서 무상급식하는 학생 다 알면서 얼마나 자유롭게, 편하게 지도할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서울시의 전면무상급식을 찬성합니다. 결과가 어떻든 이런 과정을 거친다는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면서 우리나라 복지가 발전되리라 봅니다.

 

어제까지 한며칠 꽤 더웠습니다. 파리 지하철안은 사우나였습니다. 바깥 날씨가 선선해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지하철은 더운데, 찜통같은 더위에 에어콘 없는 지하철... 많이 힘들었습니다. 문득 시원한 한국의 지하철 생각이 나더군요. 겉으로 보면 참 후집니다. 하지만, 비록 이런 불편함은 있지만 인간을 깊이 이해한 제도안에서 자유롭게 교육하고, 교육받고 있는 사회.. 삶의 질이란 이런것이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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