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외규장각 도서 반환에 기여한 프랑스인

파리아줌마 2011. 9. 5. 07:35

대사관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환수 유공자 포상 

 

지난주 남편은 외교 통상부 장관이 파리에 와서 외규장각 의궤를

발견하고 한평생 연구하신 박병선 박사님께 훈장을 수여한다고 전하면서

대사관 행사에 가볼것을 권합니다. 그동안 남편에게 전해들은

박병선 박사님의 생활을 듣고는 나라에서 대접이 너무 소홀하다고 

생각했던터라 훈장 수여식 소식이 반가웠습니다. 그래서 가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박사님을 뵙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병이 있었던 박병선 박사님은 병원에 입원해 계시기에

대사관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박사님이 안계신 행사라 별의미가 없을것 같아 가지 않았습니다.

 

금요일[2일], 행사에 다녀온 남편은 프랑스인에게도 훈장이 수여되었답니다. 외규장각 의궤 환수를 도운

프랑스인이라니 궁금해서 물어보니, TV에서 프랑스 연예인들과 함께 있는것을 자주 보았던, 전 문화부 장관인

작크 랑그[Jack LANG] 하원 의원과 파리 7대학 총장인 벵상 베르제르[Vincent BERGER]씨였습니다.

 

                                                                                             왼쪽부터 박흥신 대사, 벵상 베르제르 파리 7대학 총장, 작크 랑그 의원

 

작크 랑그 의원은 수교훈장인 광화장을, 벵상 베르제르 총장은 흥인장,

박흥신 대사는 근정 훈장인, 황조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병환으로 이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박병선 박사님께는

국민훈장인 모란장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병원으로 병문안가서 수여했다고 합니다.

 

뒷모습으로 있는 분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입니다.

남편이 찍은 사진 한장 빌려왔습니다.

 

작년 G20에서 국가간에 결정된 영구임대 형식의 반환에 

프랑스 문화계와 국립 도서관 사서들의 반대가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외 프랑스인들은 도덕성과 양심을 일컫으며 돌려주어야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반환을 위해 발벗고 나서준 프랑스인들이 있다는것은 감사하고도 반가운일입니다.

 

작크 랑그 의원은 외규장각의궤 문제 해결이 가지는 중요성을 프랑스 대통령에게 알리면서 정치적 결단을 내릴수 있게 했고, 의궤 반환에 반대하는 프랑스 문화계와 국립 도서관측을 설득했답니다.

 

그리고 벵상 베르제르 파리 7대학 총장은 프랑스 지식인으로 구성된 "외규장각 도서 반환 지지 협회"를

결성해서는 프랑스 학계, 문화계, 정계인사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해서 프랑스내 외규장각 의궤반환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합니다.

 

파리 7대학에는 한국어학과가 있습니다.

요즘 K팝 인기로 인해 학생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베르제르 총장은 인삿말에서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반환이 한국 혼의 가장 중요한것을 의미하는것처럼

프랑스에게 영광이 되기에 난관을 이기고 돌아갔다""뿌듯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또한 "한국은 섬세하고 가치있는 열정을 가졌다"며, "몇달동안 한국 시와 예술의 까다로운

정교함, 그리고 역사의 깊이를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며 "감탄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베르제르 총장에 의하면, 곧 파리 7대학안에 한국 정원이 완공될것이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 프랑스간 상호 우정이 더욱 돈독하게 될것이라며,

훈장은 본인뿐만 아니라 한국학을 연구하는 동료들을 영광스럽게 했다며,

깊은 감동으로 받았다고 했습니다.

 

어떤 형식으로든 외규장각이 반환된건 반가운 일이고, 이렇게 공로자들을 찾아 훈장을 수여하는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한편 찝찝한 마음을 떨쳐 버릴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것의 소유권이 아직 프랑스에 있기 때문입니다.

양국의 정황상 그럴수밖에 없었겠지만 개운하지는 않습니다.

 

왠지 아직 우리의 자존심은 되찾지 못한것 같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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