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파리 시청 직원들의 이색적인 풍선 시위

파리아줌마 2011. 10. 27. 07:10

건강 보험세를 올리려는 파리시에 대항한 시청 직원들의 시위

 

지난 10월초 센강변에 애매하게 서있는 한국지도를 보고는

강변을 따라 파리시청까지 걸어, 오랜만에 고풍스런 시청 청사와

광장을 구경하고 가고 싶어 잠시 들어섰더랬습니다.

 

아침에는 꽤 쌀쌀했지만 정오가 지나서인지 광장을 가로 지르는데 

강쪽에서 내리쬐는 햇살이 등을 따스하게 해주었습니다.

 

시청 광장은 파리를 찾는 여행객들의 빠질수 없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름에는 해변처럼 모래로 배구 코트를 만들어 놓기도 하고,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이 설치되어 있기도 합니다.

 

 

                                                                                                                                                                                 파리시청

 

멀리서보니 인질에 대한 이야기가 있기에 다가가 보았습니다.

파리는 세계의 모든 인질들의 자유를 위해 관여한다. 라고 적힌 구호를 보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째 무전기를 들고 시청을 지키는 이들에게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물론 그런 자세로 시청을 출입하는 이들을 지켜봐야 되겠지만, 불편함이 느껴져서 빨리 돌아나왔습니다.

 

 

돌아보니 오색찬란한 풍선들이 차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무채색의 시청 건물과 사람들의 옷차림과는 비교되게 이목을 끌기에 다가가 보았습니다.

 

뭔가 일이 있는듯했습니다. 하지만 시청의 감시인들과는 달리 이곳은 긴장된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특히 풍선은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친 파리 시민들과 여행객들은 가을 햇살이 내리쬐는

시청 광장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파리 시청 직원들의 시위였습니다.

모두들 가슴에 나는 지탱한다. 지원한다

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이고 있었습니다.

 

 

 

                                                           풀어진 풍선이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구름 한점 없는 가을 하늘에 알록달록한 색깔의 풍선이 날아가는 모습이 무척이나 예뻤답니다.

 

지나가는 이들이 원하면 시위대들은 풍선을 하나씩 나누어 줍니다.

대부분의 프랑스인들 시위는 무겁지 않고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몇년전 교육 개혁에 대항해서 파리의 교사와 학부모들이 시위를 할때도 학교 운동장에서

바베큐 파티로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들의 주장을 이야기하는데도 프랑스인들 특유의 해학을 가미시켜서 유쾌하게 합니다.

그날 풍선 시위는 좋은 생각인것 같았습니다.

풍선을 가지고 싶거나,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날 풍선을 가지고 간 이들중에는 그들이 시위를 한 이유를 알고자 한 사람들도 있겠고,

별 관심없이 풍선만 가지고 간 이도 있겠지요.

제가 볼때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은듯했습니다.  

 

쒹쒹~ 소리를 내는 기구로 풍선을 불어 매달거나, 사람들에게 주곤 하더군요.

 

                        파리 시정에 반대해서 시위를 하면서 파리시 차량을 이용해서 풍선을 실어나르는게

                               의아해서 물어봤더니만 시위를 위해 그날만 빌렸다고 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이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기구로 불어서 주는 풍선이라 순서를 기다리지 못한 어떤 아이는 으앙~하고 울음을 터트리기도 합니다.

 

무슨 시위인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던 다니엘[왼쪽]과 끌로드씨입니다.

 

다니엘은 파리 시장이 연대 건강보험세를 두배로 올리려는데 대항해서 시위를 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전체 건강 보험세가 올라가게 되고 치료를 받는데 불평등이 오게 된다는것입니다.

이런 방침은 현재 프랑스인 세명중의 한명이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그만두고 있는 실정인

사회 위기를 더욱 가중시키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개인에게 돌아가는 의료 보험 환불율이 떨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다니엘에게 시위가 효과가 있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있다고 합니다.

파리 시장이 건강세금을 두 배로 올리려는 것을 지난 6월부터 

시청 직원들의 계속되는 시위로 미루고 있다고 합니다.

 

다니엘이 소개해준 도미니크씨입니다. 이분이 시위를 주관했다고 합니다.

파리시의 보충 보험을 담당하고 있는 분으로, 건강 세금이 올라가면 시민들이 불이익을 받게 되기에

싸워야한다고 했는데, 아주 유쾌하고 재미있는 분이었습니다.

도미니크는 물질과 돈이 행복의 기준이 될수 없지만, 세상의 부가 한쪽에 치우쳐 있는것은 폭력이라며

침을 튀겨가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풍선을 하나 얻어 파리 시청 광장을 유유하게 걸어가고 있는 여인입니다.

왠지 그녀에게는 빨간 풍선이 어울리는것 같습니다.

 

또한 별관심없이 자전거를 가지고 광장을 가로지르는 파리지엔들도 있었고요~

 

                                시위대 같지는 않았지만 이 커플은 풍선을 좋아하는듯 했습니다.

 

 

 

여행온 청소년들인가 봅니다.

그날 파리 시청 광장에는 시위대와 여행객, 그리고 오가는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시위대 스티커를 붙인 어떤 할머니가 사진기를 들고 궁시렁~거리며 시청 청사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퇴직한 시청 직원으로 그날 시위대를 응원하기 위해 나왔다고 합니다.

그날 시위대에는 파리 시청 직원들 뿐만 아니라 파리 각구역의 공공 지원부의 직원들도 있었답니다.

 

할머니에게 이렇게 시위하면 불이익이 있냐고 물었더니, 명단에 올라가 파업한 날 월급이 깍인다고 합니다.

저로서는 명단에 올라가는것도, 깍이는 월급도 살벌하게만 느껴졌는데

할머니는 별것 아닌것처럼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깐 그날 50에서 60명 정도 모인 파리시 공무원들은 월급이 깎이는것도 무릅쓰고

공익을 위해 나온것이었습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프랑스인들의 이런 연대 의식은 정말 대단합니다.

 

프랑스 노동총연맹인 CGT 조끼를 입고 시위에 참가한 이~

 

 

풍선 매달아 놓고 모여 웅성웅성~잡담 혹은 토론[?]하는게 그날 시청 직원들의 시위였습니다.

 

그모습이 이상해서 다니엘에게 이렇게 시위하는거냐고 물었더니 그렇답니다.

그리고는 이미 파리 시장에게 그들의 주장이 전달되었답니다.

조금 있으면 시장이 나와서 발표를 한다고 합니다.

 

파리 시장의 발표를 듣고 싶었지만 작은 아이 학교 끝나는 시간이 임박해져서는 그냥 돌아서야만 했습니다.

시청 꼭대기에는 유럽 연합 깃발과 프랑스 국기가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시위의 목적이 사람들에게 알리면서 주장하는바를 표현하는것이라면

그날 파리시 직원들의 풍선 시위는 행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아주 적합해 보였습니다.

 

 

공익을 위해 시위하는 파리시 직원들의 주장이 잘~ 관철되기를 바라면서 나왔습니다.

지하철역으로 향하면서 뒤돌아 보니 오색 찬란한 풍선이 더욱 확연히 눈에 띄더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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