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대해 가진 환상과 현실의 괴리
이곳에서 학생시기를 거치고 난뒤 결혼해서 생업, 임신, 출산, 교육의
과정을 겪으며 파리의 쓴맛, 단맛을 어느 정도는 본것 같습니다.
그래도 외국인이라 이 사회에 깊숙히 들어가 있지 않기에 제대로
안다고는 할수 없을것입니다.
파리를 다녀간 분들은 한국에서부터 가졌던 파리에 대한 상상과
현실의괴리감에 실망하거나 괴로워한적이 없으셨는지요?
생각보다 좁고 더러운 센강, 오래되고 지저분한 지하철, 그리고 거리에
널려있는 반려동물들의 배설물, 거기다가 차갑고 낯선 시선을 건네는
파리지앵들까지~
문화와 예술의 도시라고 알려진 파리에 와보고 실망한 분들은 많으실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는 분들 또한 많이 계시더라고요.
얼마전 르몽드지 블로그에 일본인들의 파리 신드롬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외국인들이 미디어를 통해 가진 파리에 대한 환상과 현실의 차이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특히 일본인들에게는 그 괴리감이 심하게 나타나 증후군까지 생길 정도라는데요.
이른바 일본인들의 파리 신드롬입니다.
이미 서양에서는 인도 신드롬이 잘 알려져 있답니다. 봄베이에 있는 프랑스 대사관의 정신과 의사가 펴낸 책에서 보면, 서양인들 10%가 갠지스 강가를 여행하고 나서는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현실감을 망각한채 신분증도 없이 나체로 거리를 배회하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자국으로 돌아가고 나면 정신착란의 기억을 지우고는 바로 현실에 안착을 한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신드롬이 아시아인들에게 있을 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매년 백만명의 일본 관광객들이 파리를 다녀간다고 합니다. 지난 여름 파리를 다녀간 일본인들중 20여명이 이런 이상한 정신착란에 빠져서 그중 6명은 입원을 했다고 하는데요, 처음 파리를 방문한 이들로, 그들이 상상하고 있던 파리가 아님을 깨닫았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언론을 통해 이상화된 파리의 이미지
여성잡지인, Slate.fr에서도 이같은 현상을 설명했다는데요, "외국인들에게 파리는 샤넬 넘버 5의 광고와 닮아있고, 영화속 주인공인 아멜리 풀랭[Amélie Poulain] 연인들의 도시, 더 나아가 흑백 사진작가인 두와노[Doisneau]가 연출해낸 운치 있는 파리만을 떠올리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손에는 부채를 든 여인들과 콧수염에 외눈알박이 안경을 쓰고 있는 신사들의 도시"가 파리라는거지요.
이런 괴리된 모습에 첫 희생양이 된게 일본인들이랍니다. 왜냐하면 미디어에서 내보내는게 이런 이미지들밖에 없기에 일본인들을 파리에 대한 좁고 이상화된 시각만 갖게 된다는겁니다. 일본 언론들이 보여주는것은 파리의 까페들과 에펠탑, 루이 뷔똥 간판으로 한정되어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디 일본만 그렇겠습니까? 우리나라도 만만치는 않을것 같은데요~
2005년 파리신드롬이라는 책이 나왔을때 일간지인 르피가로지가 일본 대사관의 서기관과 인터뷰를 했는데, 그는 "티비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매끄럽고,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뒤안 길은 보여주지는 않는다. 일부 망명자들이 프랑스인의 생활에 적응하는데에 어려움이 느끼고 있다는것을 덧붙여야한다."고 했답니다.
파리지앵들의 얼음같은 시선
대부분 과학쪽보다는 예술사를 공부하며, 파리에는 탐미주의자와 섬세한 남성들이 있다고 상상하는 20세에서 25세의 아가씨들이 많은 영향을 받는답니다. 앞서 2006년에 영국의 BBC에서는 파리지앵들의 전설적인 무례함은 대단한 충격의 파장을 일으킨다고 보도했다고 합니다.
느린 행정, 2차원적으로 밀어부치는 유머, 변덕 심한 기질 등, 조화가 아니라 어수선하기만 하답니다.
5년전부터 파리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있는 일본 여학생은 "불어를 못하면 그들은 내가 존재하지 않는것으로 여긴다. 처음에는 이상적인 파리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왔다가 파리지앵들의 얼음같은 시선을 대하면 검은 웅덩이에 있는것" 같다고 했습니다.
파리 병원에서 일본인 정신과 의사는 "일본인이 몰이해와 우스워지는것, 혹은 사랑받지 못하는것을 대하면 쉽게 신드롬에 빠져버린다고 합니다. 개인주의, 인내심 없는것, 골루와족[프랑스인의 조상]의 유머는 일본인들의 내성적인 성격과 예의 바른것과는 완전히 반대랍니다.
파리신드롬의 저자는 마지막에 "일본인들로 하여금 프랑스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하기는 아주 어렵다"고 했습니다.
글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공감이 되면서도, 사람과 지역 나름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비슷한 시기를 거쳤더랬습니다. 하지만 일본인도 한국인도 자국에서 익숙하던것, 즉 편한것만 찾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파리지앵을 본다면 보다 쉽게 이해할수 있을것이며, 그러면 그들의 좋은점도 보일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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