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프랑스의 좌파 풍자 신문사 공격 받아

파리아줌마 2011. 11. 10. 08:29

11월 1일은 카톨릭 축제일[Toussaint]로 공휴일이었습니다.

그날 늦은 밤 파리의 20구에 있는 어떤 신문사 사옥이 화염병 투척으로

불타올랐습니다. 어느 한군데 남김없이 모두 타버렸습니다.

 

나른한 공휴일을 보내고 생업의 터전으로 돌아온 프랑스인들은 유명한 

풍자신문인 샤를르 엡도[Charlie Hebdo]의 방화 소식에 놀랐습니다.

2일 르몽드 사이트에서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리고, 많이 전송된

기사였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방대하게 허용되고 있는 프랑스 사회에서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공격한 쪽은 정부가 아닌

무슬림이었다는겁니다.

 

이미 프랑스 사회의 대립은 보수와 진보 보다는 프랑스 대 이슬람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프랑스가 통합하지 못한 이슬람 이주민자들이 이곳에서 느낀 차별과 울분은

2005년 외곽지역 소요사태로 나타나면서, 똘레랑스가 가진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내었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은 다릅니다.

 

반종교를 외치며 무정부주의 성향의 풍자 주간 신문이 이슬람 창시자인 모하메드의 인물 풍자화를 표지면에 싣었던것입니다. 원래 이슬람에서는 모하메드를 형상화하는것을 금기시하고 있답니다.

 

신문사측이 이슬람인들을 자극한 것이지요. 그런데 별 뜻이 있는게 아니고, 아랍 혁명 특집호의 편집장 역할로 모하메드를 싣은거라고 합니다. 마치 아이들 소꼽 장난 하는것 같습니다만 파장은 컸습니다.

 

 

옆에 있는 사진이 문제의 표지입니다. 모하메드가 죽을만큼 웃지 않으면 채찍질 백번 이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제도 이슬람 율법 샤리아,Sharia와 샤를리,Charlie를 섞은 샤리아 엡도 Charia Hebdo라고 붙였습니다. 아랍 혁명을 얼마나 희화했으면 죽을만큼 웃어라고 했을까 싶습니다.

 

이 주간지는 2006년에 이미 모하메드 풍자상을 싣은 적이 있습니다. 덴마크 신문에 있는것을그대로 가져왔었는데 프랑스의 이슬람 단체들은 종교 모독 행위라고 신문을 압수하라며 고발 했는데 이듬해 기각되었답니다.

 

소송을 맡은 검사의 진술을 보면, 샤를리 엡도는 반종교를 부르짖는 자유,반정부주의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특별한 신문임을 상기해야 한다. 우리 종교인 카톨릭부터 이 신문의 첫 번째 비판대상이 되어왔다. 풍자화는 사실을 알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언론이 종교비판을 금지해야 한단 말인가?" 라고 하면서 무죄 판결을 내렸답니다.

 

샤를리 엡도의 전신이라고 할수 있는 아라키리 엡도는 1970년 드골이 세상을 떠났을때 콜롱베에서 생긴 비극적인 무도회 : 한 명의 사망자 발생 이라며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알렸습니다. 콜롱베는 드골이 살았던 마을입니다. 드골의 죽음을 어느 시골 노인처럼 표현한것이 논란이 되어 정부에서는 발행을 금지시켰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후에 같은 직원들로 이루어진 샤를리 엡도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샤를리 엡도는 좌파 주간지를 자처하며 극우파인 '국민전선'과는 적대적인 관계로 1995년 6월 극우파를 금지시켜야 한다는 청원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현재 발행부수는 12만부, 100% 신문판매 수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광고를 전혀 싣지 않으며 완전한 독립성을 누리고 있습니다.

 

방화와 동시에 웹 사이트는 해킹 당했고, 페이스 북은 수많은 적대적인 댓글들로 마비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6일]에는 파리 시청앞에서 신문을 응원하는 이들 수백명이 모여, 신성 모독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합니다. 그옆에 십여명의 이슬람인들이 행인들에게 모하메드의 진정한 모습이라는 전단지를 나누어 주고 있었답니다. 그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게 아니고 이유없는 모욕에 대항하는것이라고 했답니다.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존중 사이에서 

 

파리에 있는 이슬람 협회 대표들은 모하메드 인물 풍자가 방화를 정당화 시킬수 없다고 했으며, 이런 일은 이슬람의 이미지를 손상시킨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파리에 있는 이슬람 사원에서 종교 의식을 가지고 있는 어떤 젊은이는 샤를리 엡도는 표현의 자유를 떠나서 너무 멀리간 것이라고 하더군요.

 

 

건물이 전소되어 리베라시옹 사무실에서 일시적으로 근무하던 샤를리 엡도는 화해의 제스처로 옆 사진에 있는 만화를 싣은 새로운 호를 오늘 발행했습니다. 어제 페이스 북에 수천명이 좋아요 나눔으로 전해졌던 표지였습니다.

 

제목이 사랑은 증오보다 더 강하다 인데 어째 모습이 이상합니다. 이는 이슬람인들이 샤를리 엡도 편집장을 동성애자라고 공격한것에 답하기 위해서 이슬람 남성와 이런 장면을 묘사했다고 합니다. 또한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것은 다름에 대한 존중이 동반되어야함을 나타낸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호에는 이슬람 관련 기사는 다루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도 이표지를 보고는 키득~ 거리지 않을수 없었답니다.

그는 정말 풍자의 귀재 같습니다. 방화 수사는 진행중에 있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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