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인의 연대 저항 의식은 교육에서 비롯된것

파리아줌마 2011. 11. 9. 08:17

어제 일본인들이 파리에 대해 가진 환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 때문에 

증후군까지 앓고 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지저분한 파리 거리, 차가운 파리지앵들의 시선등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수백년전부터 이어져온 그들을 지배하고 있는

정신적인 가치는 쉽게 눈에 띄지는 않을겁니다.

 

이곳도 사람사는 세상이라 그러려니하고 보아지는 현상들이 있는

반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월등하게 나은것들이 있습니다.

 

그차이를 보자면, 전자가 인간적인 본능이라면, 후자는 그위에 오래전부터

땀과 피 흘리며 이룩해 놓은 사회 제도들입니다.

 

역사는 기득권층에 의해 발전되어 오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누리는 것들로

인해 희생을 감수해야되는 민중에 의해 움직여온것이지요. 그들의 울분이 쌓여 폭발했을때 성공하면 혁명이라고 불리우고, 실패하면 봉기라고 하더군요. 마치 혁명과 봉기가 종이 한장 차이 같습니다만 그결과는 엄청난거지요. 하지만 실패한 혁명도 혁명입니다. 인간의 귀한 목숨을 치른 일에 헛된것은 없었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에 프랑스인들이 시위를 많이 하는 이유에 대한 글을 올렸습니다. 그이유는 프랑스인들은 부조리는

사회 구조적인 모순이라는것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럼 그들이 시위를 하는 연대 저항 정신은 어디서 온것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던 18세기는 프랑스에 많은 철학자들이 배출된 빛의 세기라고 불렀습니다. 민중이 아무리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의식을 깨우지 않았다면 왕권에 저항하지 못했을겁니다. 아미 잘알려졌다시피 혁명의 정신에는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똘레랑스 정신의 근간이 되었던 볼테르와, 인간의 평등을 외친 루소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사람의 의식은 중요한것 같습니다.

 

그정신을 붙들고 프랑스 사회는 끊임없이 발전되어 왔습니다. 기계과 기술보다는 인간의 판단력을 중요시하며, 부정에 대항해 분노하는 시민 사회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들의 비판과 저항으로 아무리 가난하고, 힘들어도 인간이 가진 존엄성은 지킬수 있도록 사회가 제도적으로 바쳐주게 되었습니다. 그건 프랑스인의 강한 자부심이자, 자존심이 되었고, 물질을 우선시 하는 미국의 자본주의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말에 파리에서 있었던 막걸리 행사에서 만난 어떤 프랑스인은 요즘 프랑스 교육은 자유 정신을 키워주는게 아닌 앵글로 색슨들처럼 기업을 위한 인재만을 배출하고 있다며 아주 안타까워 했습니다. 또한 정부의 공무원 일자리 삭감으로 교육계가 흔들리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정부의 정책에 대항해 공무원은 물론이고, 경찰, 판사까지 시위를 하는 프랑스인들이 신기할때가 있었습니다. 아이 둘을 이곳 학교에 보내며 느껴졌던게 그런 연대 저항 의식은 어린 시절 교육에서부터 이루어지고 있다는것입니다.

 

연대 비판 의식 키워주는 학교 교육

 

큰아이가 중학교 3학년때 유치원에서 사회실습을 했습니다. 원장이 아이에게 가르쳐 주기를 돌발 행동을 하는 아이는 어떻게 해서든지 단체와 융화되도록 만들어야된다고 하더랍니다. 한번은 말 안듣는 아이를 번쩍 들어서 제자리로 앉혀놓더라는군요. 상대방에게 피해 입히고 단체의 원칙을 지키지 않는 아이는 아무리 어리더라고 가차없습니다.   

 

또한 행정적인 이유이기는 하지만 학년이 다른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게 하는 이중 수준의 교실을 만들어 어린 동생들을 도와가며 함께 공부하게 합니다.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갈수 없고, 서로 도와가며 사는 곳이라는걸 학교 교육에서 심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들과 같은 학교에서 공부하며, 특수 교사가 일반 학생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도록 중간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제가 느끼기에 프랑스는 철저한 인본주의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비판 의식은 중고등학교로 올라가게 되면 교육을 통해 생기게 합니다.

 

중. 고등학교에 가면 그들의 연대 저항 의식은 두가지의 경로를 통해 심어집니다.

 

하나는 문학과 철학을 중요시 여기는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교사들이 학생들 사이에 연대와 비판을 조장하는 학교 분위기입니다.

 

중학교때부터 불어시간에 책을 많이 읽힙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공부가 깊이를 요하기에 많이 어려워집니다. 이를테면 불어와 지리역사 시험 시간이 4시간입니다. 큰아이는 불어 시험을 치고 와서는 잘보았는지 감이 안잡힌다고 하더군요. 자신의 생각을 논리 정연하게 표현해야 된답니다. 4시간이 모자란다고 하더군요.

 

학교마다 조금씩 다를수 있지만 고 2까지의 해왔던 문학을 주로 공부하는 불어수업은 고3이 되면 철학으로 대체됩니다. 그리고 대입 시험 과목에 철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랑스 교육에서 철학을 중요시 여기는 이유는 일단은 프랑스에 철학자들이 많이 있었고, 학생들에게 자기 의견을 논리있게 표현하게 하기 위해서랍니다.

 

문학과 철학은 인간을 고민하고 연구한 학문이라고 할수 있겠지요. 이런 교육을 받은 프랑스 학생들은 어떤 현상을 보면 자기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잘 따지게 됩니다. 그런 비판 의식은 아닌 것에 대항해 분노하며, 표현할줄 아는 인간이 되어가는겁니다.

 

대학 시험에 불어 구술 시험이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친구들이 발표한 것들을 끊임없이 비판하라고 한답니다.

어떤 친구가 부당한 대접을 받고 있으면 외면하지 않고 서로 나서서 변호해 주려고 한답니다. 모르는 것 있으면 서로 가르쳐주려고 하고, 친구가 과외교사가 되기도 하지요. 프랑스의 교육은 목적지향적이지 않고 과정을 중요시 여깁니다. 이런 분위기가 되도록 교사들이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10월말에 큰 아이 학교에서 교사 학부형 회의가 있어 보았는데, 고2가 되니 진로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학생주임은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중에 아이가 인간성 발전에 기여할수 있냐는것에 중점을 맞추어라고 하면서 말을 맺더군요. 또한 파리 대중 교통이나 거리에서 자주 목격한 광경으로, 아무리 날라리 같은 차림의 학생이라도 주위에 누군가가 도움이 필요한것을 보면 서슴없이 다가가 도와주곤 합니다. 

 

열린 사회, 아닌것을 표현할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교육이 올바르게 서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미래의 발전된 사회를 위한것일수 있겠지요.

 

오늘 파리의 어떤 고등학교에 경찰이 투입되었다고 합니다. 학교내에 폭력 사태가 있었나 보다 싶어 보았는데,

교사와 학생들이 뜻을 합해 노동 현장 개선을 위해 학교를 봉쇄하며 시위했다고 합니다. 학교 봉쇄를 뚫기 위해 경찰들이 왔고 그런 와중에 가벼운 부상을 입은 학생도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학생들이 공격적이었다고 하고, 학생들은 경찰들이 적당하지 않는 폭력을 행사 했다며 강력히 항의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니 프랑스 정치인들은 정치하기 편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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