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는 똘레랑스 정신

파리아줌마 2011. 11. 22. 07:25

지난주 목요일이었던것 같습니다.

방과후 작은 아이를 학교앞에서 찾아서 데리고 오는데 아이는

엄마! 히틀러는 미친 사람이었어?라고 묻습니다.

그럼~ 그는 미친 사람이었지 라고 대답하고 나니 초등 4학년,

아홉살 아이의 이야기 치고는 너무 무겁습니다.

속으로 아이가 느닷없이 왜 이런것을 묻지? 싶었지만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아이는 그날 학교에서 똘레랑스에 대해서 배웠다고 합니다.

히틀러 이야기는 그와중에 나온것이었답니다.

 

똘레랑스와 연대 의식에 대해 7살 많은 언니와 엄마의 대화를 옆에서

듣곤 하다가 그날 학교에서 배우고 오니 본인도 이야기 한가운데로

들어간듯한 어감을 풍깁니다.

 

원래는 지리 시간이었는데, 시민 교육으로 대체하고 똘레랑스에 대해 배웠답니다.

지리 공부를 안하니 아이들이 좋아했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프린터물을 한장씩 나누어 주었는데 거기에는 남자 아이가 발레리나가 되기를 원했던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사진과 줄거리가 똘레랑스를 설명하기 위한 한 예시로 있었다고 합니다.

 

프랑스의 똘레랑스 정신은 홍세화씨의 저서, 나는 파리의 택시 운전사를 통해 한국에 알려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똘레랑스[tolérance]는 아이가 배운것에 의하자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한다는 의미입니다.

 

좀더 설명하자면, 첫 번째 뜻은 나와 남 사이의 관계 또는 다수와 소수 사이의 관계에서 나와 남을 동시에 존중하고 포용하는 내용을 품고 있다면, 두 번째는 권력에 대하여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려는 의지를 품고 있습니다. 이는 저항정신으로 나올수 있을것입니다. 

 

똘레랑스 정신을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내가 존중받을수 있다는 것으로 1950년대부터 타인에 대해 열린 사고로 정의되어 왔습니다.

 

이같은 똘레랑스의 정신을 초등학교 4학년의 눈 높이에 맞게 가르친것을 보면, 일단은 색깔로 설명을 하더랍니다. 내가 파란색을 좋아하면 다른 이는 빨간색을 좋아할수 있다는것, 그리고 친구가 나와 다른 색깔을 좋아하는것을 존중하라고 배웠다고 합니다.  

 

인종차별 대항에 관해서도 다른 나라 사람들과 다른 종교를 존중해야된다고 하면서, 반유대주의자로 그옛날의

히틀러라는 미친 사람이 있었다고 설명했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사로잡았던 것은 영화 빌리 엘리어트였는데, 권투 선수가 되기를 원했던 가족들은 발레하기 원하는 빌리를 존중하지 않았던것, 또한 발레는 보통 여자 아이들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과 다른 행동을 보였던 빌리를 받아들이지 못했던것을 지적하면서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고 대답들이 쏟아져 나오더랍니다.

선생님은 자기와 다르다고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했답니다.

 

아이는 이번에 시민 교육 수업을 통해 그동안 엄마에게 막연하게만 들었던 똘레랑스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수 있었고, 무엇보다 빌리 엘리어트 영화를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똘레랑스 정신에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어 있어

 

똘레랑스 정신에 존중은 포함되어 있는것이고요 이를 뛰어넘는 더 큰 가치가 있습니다.

똘레랑스를 번역하면 관용, 허용, 이해라는 뜻입니다. 관용, 즉 너그러움은 평범한 상태에서 사용하는 말이 아닙니다. 이는 봐줄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것입니다. 똘레랑스는 참고 견디는것으로도 통합니다.

 

여기에 똘레랑스의 가치가 있습니다. 타인과 내가 다르다는 것은 일차원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이건 사람의 본능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곱씹고, 되씹어 성숙한 상태로 만드는 인간의 노력이 들어간것이 바로 똘레랑스 정신입니다.

 

자신과 다름을 인정하기 힘든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나온 정신입니다. 이성을 가진 인간이 의지적으로 이끌어낼수 있는 가치인거지요. 그런데 그것이 누군가를 존중함으로서 자신이 존중 받을수 있는 길이라는데에 더 큰 의미가 있다는겁니다.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갈수 없습니다. 수없이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야 되는데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는 어우러져 살아가기 힘들것입니다. 어릴때부터 다름을 인정하는 정신을 심어주는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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