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 똘레랑스와 식민지배의 모순 사이에서

파리아줌마 2011. 12. 12. 08:07

프랑스의 좋은 점을 블로그 글을 통해 알릴때면 흔히 딴지 거는 글이,

식민 지배를 했던 제국주의 국가라는것이었습니다.

그건 사실이었기 때문에 저도 무어라 할말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접어놓고만 있었던듯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어떤 트위터리안이, 흔히 진보에서 프랑스를 소개할 때

복지, 관용의 나라로 소개를 하는데 자신도 그 프레임에 갇혀서 그런지

알제리와 같은 이웃 국가에 대한 횡포, 시민들에 대한 공권의 폭력성이

부각될 때면 관용이라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망막함을 느낀다

글을 보내어왔습니다.

 

그래서 진보에 대한 프레임이 균형있게 프랑스라는 국가를 다루고 있는지

궁금해서 저의 의견이나, 추천해줄만한 책이 있느냐는 질문을 해왔습니다.

 

그간 찜찜하게 여겼던 부분이라 저에겐 아주 좋은 질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생각나는대로 두서없이 그분에게 글을 쏟아 부었더랬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보통 프랑스라하면 복지와 관용, 자유로 대표되곤 하죠. 하지만 그이면에 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식민지배를 했던 나라라는 어두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1955년 알제리 민족해방 투쟁을 계기로 프랑스는 식민주의를 끝내게 됩니다. 그러나 1950년대부터 70년대 사이에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력 감소로 식민지 국가를 중심으로 이주 노동자들을 대거 받아들이는 정책을 펼치게 되죠. 그들에게 복지를 앞세워 경제의 뒷받침이 될것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들어온 이주민들의 자녀를 프랑스 사회는 통합하지 못해 발생한게 2005년 외곽지역 소요사태였습니다.

이는 똘레랑스[관용] 정신을 자부했던 프랑스를 우습게 만든 사건이었습니다.

 

나와 다른 남의 의견을 인정한다. 존중 받으려면 존중하라 똘레랑스의 정신을 블로그에 자주 포스팅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는 경제를 위해 외국인들을 수단으로만 본 의도를 가리기 위한 위선이 아닌가 싶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부분도 전혀 없다고 할수는 없을것입니다.

 

식민지배를 했던 제국주의와 관용의 차이를 저는 두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상적인 똘레랑스는 없습니다. 즉 관용 정신만큼 현실적으로 실천할수 없었던것입니다. 그건 식민지배의 잔재일수도 있겠고, 자국민을 우선하자는 우파 세력의 견제가 이유일수 있을겁니다.

 

이민을 받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많은 외국인을 받아들였습니다. 파리는 특히 더 많은 외국인들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사회통합 정책에는 나몰라라 한것입니다. 외국인을 받아들이는데 관대했던 좌파 대통령 미테랑, 그리고 그이후 들어선 우파 시락 정권은 그들을 통합하려하기 보다는 강경책으로 대응했고, 당시 치안을 책임졌던 내무부 장관, 사르코지는 외곽지역 젊은이들에게 막말을 해서 그들을 더욱 자극했고, 그리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차별 받는 이민자들의 울분이 가져온 사회악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정부는 그들을 포용하고, 타이르기에는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젊은이와 공권력, 즉 경찰간의 대립이라는 악순환의 연속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는 프랑스 똘레랑스가 가진 한계입니다.

 

다른 하나는 프랑스내에 있는 제국주의 근성을 가지고 있는 부류와 똘레랑스를 외치며 이를 타파하려는 계급간의갈등입니다. 세계의 역사를 돌아 볼때 나라간의 갈등보다는 그안의 계급 갈등이 더욱 치열했습니다. 그런것들을 통해 역사는 발전되어온것이겠지요.

 

지난 봄 아랍국가들이 혁명으로 들끓었을때, 그간 독재자들과 프랑스 정치인들과의 긴밀한 관계가 있었음을 알수 있었습니다. 이웃 나라 민중들의 고통은 마이크앞 연설할 때뿐이고, 뒷쪽으로는 호화 별장과 전세기가 오가고 있었던것입니다. 환경이 사람을 지배한다는 논리에 충실한 가진 자들의 한계입니다.

 

프랑스 사회를 대표하고, 이끌어가는것은 이런 가진자들이 아닙니다. 정부 정책에 반대해 생업을 뒤로 물리고 자녀들 손잡고 거리로 뛰쳐나온 프랑스 시민들이 주역인거지요. 그들은 연대와 자유, 그리고 똘레랑스를 이야기합니다. 제가 블로그를 통해 전하는 프랑스의 좋은 점은 그들의 가치관과 모습인것입니다.

 

22년을 외국인으로서 아이둘 낳아 기르고, 교육시키며 이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프랑스 사회안에 깊숙히 들어가서 치열하게 살지는 않았지만 이 사회에 흐르는 정신적인 가치는, 제국주의 근성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가볍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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