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어떤 외국인이 말한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편견

파리아줌마 2012. 1. 27. 08:06

설날 문화원에서 있었던 행사에 갔다가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나이 지긋해 보이는 프랑스인과 한국말로 인사를 하고는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환한 미소를 짓고 있던 인상 좋은 아저씨라 쉽게 말문을

틀수 있었습니다. 한국어 초급반이라는데, 인사부터

만나서 반갑다는 말까지 또박또박 잘하더군요.

 

하지만 더이상 한국어 대화는 힘들었습니다.

그분은 자신을 프랑코 캐나디언[franco-canadien]이라고 소개하더군요.

예전에 캐나다 이민국에서 일했다가 지금은 프랑스인들을

외국으로 일자리 소개해주는 인사과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일관계로 한국을 많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 발달로 온라인으로 한국과 업무를 보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주 한국을 드나들었던터라 한국인들의 속성을 잘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한국인들은 진솔하고 매력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한국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고 하더군요.

무슨 뜻인가 싶었더니 우리들의 애국심을 이야기하는것이었습니다. 그는 어떨때는 지나칠 정도로 강하다고

했습니다.

 

20년전에 한국인들이 해외 여행을 나갈때는 의무적으로 소양교육을 받았다는것도 잘알고 있었습니다.

저 또한 유학 오기전에 비자를 받기 위해 그 교육을 받았습니다. 말이 좋아 소양교육이지 반공교육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당시에 전혀 듣지 않았는지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분이 더 잘 알고 있더군요. 외국 나가서 공산주의자들 조심해야한다. 그리고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가져라등의 내용이었다고 알려주기까지 하더군요.

불과 20년전, 우리나라는 그랬습니다.

 

1987년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고 나서 물밀듯 많은 이들을 외국을 다녀가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20여년동안 우리나라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지요. 그분은 그와중에 한국을 자주 갔었던것입니다.

 

한국인들과 어울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는 여러명이 어떤 이의 집까지 갔다고 합니다. 자고 일어난듯한 부인은 느닷없는 남편 손님들의 행차에 고분고분인사를 하며 맞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본인은 많이 미안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어쨌든 당신도 그집까지 간 사람이 아니냐고 했더니 여럿이 있어서 갈수밖에 없었다고 하더군요.

 

한국과 프랑스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와중에 저에게 한발짝 다가오더니만 말이 새어나가지 않게 속삭이면서, 실은 우리끼리 이야기지만 한국에 인종 차별이 만연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예를 든게 국제 결혼을 보는 한국인들의 좋지 않은 시선이었습니다.

 

외국인에게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게 그는 아주 조심스러웠고, 그의 말이 그리 틀리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좋아하는듯 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요즘은 많이 없어진 예전의 우리 모습이었습니다. 그도 그러더군요, 그동안 한국은 많이 발전을 했다고요~

 

그런데 그가 말한 것중에 지나간 모습이라고 생각되지 않는게 하나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사람을 본인이 직접 겪어보지 않고 남의 이야기를 듣고는 판단한다고 하더군요. 힐튼 호텔에서 행사가 있었다는데 정확히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듯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편견이라고 했습니다.   

 

이부분은 다시한번 곱씹어지더군요. 사람을 남의 이야기를 듣고 판단하는것~

이건 개인의 인격 문제이기도 하지만 외국인이 보기에 이해하기 힘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모습이 아닐까 싶더군요. 이는 또한 끼리끼리 문화에 익숙한 우리들의 병폐이기도 합니다. 여러명이 모여 힘을 합쳐 무언가를 이루기 보다는 편갈라 힘자랑하기 급급하지요. 이런 집단안에서는 서로 손바닥을 마주쳐 소리를 내며 아니땐 굴뚝에 연기까지 나게 할수도 있습니다. 온갖 모함과 이간질이 득실득실할수 있습니다.

 

남 이야기하는 사람 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믿는 사람이 더 심각한게 이같은 좋지 않은 풍조를 키우는 결과를 가져온다는걸 알아야될것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직접 본인에게 이야기하고, 물어봐야될 것이고, 남 이야기의 내용

보다는 그 의도를 묻던지 파악할 것이며, 무엇보다 자신의 판단을 일단은 믿어야될 것입니다.  

 

그의 마지막 말은, 그래도 한국인들은 정스럽고 매력이 있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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