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이혼 줄여보자고 프랑스 정부가 나섰다.

파리아줌마 2012. 2. 14. 08:01

프랑스는 보통 결혼을 할때 교회와 시청에서 두번의 의식을

치르게 됩니다. 그런데 흔히들 교회에서 하는 결혼식은 생략한답니다.

 

그러니깐 교회에서는 일종의 종교 의식을 치르는것이고, 시청의

결혼식은 시장앞에서 시민으로서 결혼을 서약하는것으로 저절로

혼인 신고가 되는것입니다. 행정적인 절차 때문이라도 시청 결혼식은

꼭 치러야 하는것이겠지요.

 

그런데 1월말에 프랑스 정부의 가족 사무국에서 결혼에 대한 가치를

재부여하고 이혼을 줄여보자고 결혼 준비 키트[kit]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어느날 외출중에 지하철 신문에 난 관련 기사를 보면서 조금은

의아했습니다. 결혼한 커플들이 이혼하는것은 감정적인 문제일텐데

어떻게 정부가 나서서 이혼을 줄일수 있을까 싶더군요.

하지만 결혼을 사전에 준비를 시킨다는 의미에서는 좋은것 같았습니다.

 

예전에 미국에 거주하고 계신 한국인 부부가 파리를 다녀가시면서 성당에서는 결혼하기전 준비 교육을 거친다고 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는 아무 준비없이 결혼을 했고, 또한 아무 준비없이 엄마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지 결혼을 앞두고 결혼 생활은 많이 힘들다고 어느날 점심 상앞에서 해주신 친정 아버지의 말씀과

어색한 드레스 입고 단상에 서있느라 잘 들을수도 없었던 주례사가 모두였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자국민들의 결혼과 이혼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나 봅니다. 보통 시청에서 올리는 결혼식도 큰 의미 없이 5분 내지 10분만에 끝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혼식을 앞둔 커플들을 시청에서 준비 교육을 시키자는것이랍니다. 양쪽 배우자들 각자가 권리와 의무를 알게 한다는것입니다.

 

르몽드 기사를 보니, 파리 15구 시청의 어느날 저녁, 결혼을 앞두고 있는 다섯 커플이 큰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었답니다. Cap Mariage라는 협회에서 온 자원봉사자 두명이 커플들에게 결혼 시민법을 읽게하고 있었답니다.

 

"양쪽 배우자들은 서로를 존중해야 하고, 충실해야하며, 구조해야 되며, 도와야 한다"라는 부분에서 한명의 자원봉사자는 읽기를 멈추게 하고, 구조해야된다는 의미가 어떤지 아세요?하고 질문을 하니, 아무도 대답이 없었답니다. 이에 그가 대답하기를, 이는 경제적 물질적인데에 관련된 것으로, 각자는 상대 배우자에게, 커플의 아이들에게, 그리고 상대 배우자의 부모에게 해당되는것입니다라고 했답니다.

 

 

 

 

 

2010년 통계를 보면 251,000 커플이 결혼을 한데 비해 134,000 커플이 이혼을 했다고 합니다.

 

보통 프랑스인들은 결혼전에 동거를 합니다. 같이 살아보지 않고 어떻게 결혼을 하냐는 생각이 지배적이지요. 그래서 혼외 자녀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1999년부터 프랑스 정부는 동거커플도 결혼한 이들과 똑같은 헤택을 받을수 있는 시민 연대 계약제[PACS]를 만들어 시행해오고 있습니다. 이 제도가 프랑스의 출산률을 높이는데 기여한바가 크지요. 그래서 이혼률이 그리 높지 않을것 같았는데 의외였습니다. 살아보고 결혼해도 되겠다 싶어 결혼을 하는데도 많은 이들이 이혼을 한다니 부부의 삶은 참으로 복잡 미묘한것입니다. 

 

결혼 준비 키드는 두 개의 소책자로 되어있는데, 하나는 배우자들에게 전하는것으로 결혼의 역사와 시민법, 각 배우자들의 권리와 의무, 그리고 문제가 있었을때 연락할수 있는 이에 대한 정보가 있고, 다른 하나는 시청에서 결혼식을 관리하는 직원들을 위한것으로 결혼식의 중요성을 알게 하기 위한 목적이랍니다.

 

 

가족 사회학자, 순진한 생각

 

이 소식이 발표되고 나서 프랑스 방송사와 언론은 파리 5대학의 사회학 교수이자, 가족 문제 전문가인 François de Singly씨와의 인터뷰 기사들을 싣었습니다. 그는 40년 동안 가족 문제를 다루어왔던 사람으로서 이같은 결혼 준비 키드는 좋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준비 과정을 통해 이혼을 줄일수 있다는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하더군요. 이는 시민법에 명시된 결혼에 대한 교육일뿐 사랑을 통해서 온 결혼과는 연관이 없다고 합니다. 결국 결혼이 이혼을 가져다 주는게 아니라 사랑의 부재 혹은 식어버린 사랑 때문이라는거지요.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무엇에 관여하겠다는거냐고 했습니다.

단지 사생활 침해밖에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인들의 결혼은 5년에서 15년 동안 살아보고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시댁이나, 처가에 대한 부분은 이야기 할수 있을망정 이미 장성한 자녀들이 있을텐데 교육에 대해 설명하겠다는것이냐며 웃을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르몽드 인터뷰를 보니 그는 이혼은 여성들의 해방이라고 했습니다. 경제적으로 독립된 여성들이 힘든 결혼생활을 견디지 않고 이혼할수 있다는건 커다란 발전이었답니다. 그는 지속적인 결혼은 부르조아들의 모델이었답니다.

남자들은 아내와 그옆에 엄마가 있는 감성적인 생활과 더불어 혼외 정사를 가지곤 했었고, 여성들은 누구의 딸, 누구의 아내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는거지요. 요즘 여성들은 한 인격체로 존중받지 못할때는 함께 할 이유가 없다고 여기고 있답니다.

 

40년 동안 프랑스 가족 문제를 연구한 사회학자의 글을 보니 프랑스 또한 얼마나 남녀차별이 심했는지 알수 있었습니다. 그는 법적인 정보를 주는 의미에서 이같은 결혼 준비는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혼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여야 된다고 하더군요. 결혼은 하나의 계약이기에 나가는 문도 열어놓아야 된다고 했습니다. 결혼 준비 또한 단지 지속적인 의미만을 부여할게 아닌, 두 배우자가 만족할수 있는데에 중심이 맞추어지는 공화정 결혼의 이념을 따른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수 있을것이라고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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