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사르코지 대통령 방문후 학부모들이 분노한 사연

파리아줌마 2012. 2. 22. 07:21

만약 대통령이 우리 마을을 방문하는데 내 자녀가 학교에서

단체로 환영하는 대열에 가서 국기를 흔들고 환호했다면

어떻게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옛날 기억에 굳이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유명 인사의 방문에

학생들이 동원되는 일이 그리 생소하지는 않았던것 같습니다.

 

하라면 하는것이고, 대통령이나 유명 인사를 가까이서 본것만으로

반가운 일이 될수도 있었지요.

 

그런데 어른들이야 본인이 원해서 가는것이지만

학생들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학교에서 하라는대로

따라야 되는것입니다.

 

그래도 대통령이 꿈인 아이들이 있겠고, 항상 티비를 통해서만 보다가 실제로 볼수 있다는건 즐거운 일임에는

틀림 없을겁니다. 여기에 아이들과 정치를 연관 시킬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목적과 의도 보다는 방법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질 경우가 있습니다.

 

사르코지 대통령 방문에 지역 초등학생들 130명이 동원되어 환호한게 문제

 

 

                                                                                                                        사르코지 대통령 방문에 환호하는 프랑스 초등생들

 

 

2월 초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역 주민 만명정도 되는 프랑스 지방의 시청에 초대되었답니다.

그지역 시장이 사르코지 소속인 UMP당이 국회의원이랍니다.

 

시청에서 접견을 마치고 계단을 내려오는데 지역 주민 이하 인근 초등학생들 130명이 동원되어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를 흔들며. 사르코지~ 혹은 사르코지 만세~라는 구호를 외치며 뜨겁게 환대를 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일주일뒤 학부모 협회에서 들고 일어났습니다.

초등학생들의 이런식의 환대가 모든 학부모들이 좋아하지 않았던것입니다.

대통령을 보러간다고만 알고 있었지 이런 식의 환영 인사일줄은 몰랐다는것입니다.

 

이에 지역 학부모 협회는 이는 선전을 위한 것과 대통령 비위를 맞추는데에 어린 학생들을 이용한것으로  

분노한다며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더군요.

아이들을 조작시켰다는겁니다.

 

프랑스 학교에서는 외출이나, 소풍이 있을시 꼭 부모 동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에 교과서나 학습서 제작을 위해 사진을 찍으러 올때도 자녀 얼굴의 노출 여부에

대한것도 엄격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원하지 않으면 절대로 사진에 노출 안되도록 조치를 취합니다.

 

그리고 예전 작은 아이가 유치원 다닐때 고양이과 동물원에 소풍을 갔을때도 위험하다고 안보내는

부모도 있더군요. 

 

학교에서 학과이외의것이 있으면 꼭 부모 동의서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어떨땐 성가시고 귀찮게 여겨질때도 있지만 그정도로 학부모와 소통하면서

학생들의 보호와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것 같더군요.

 

그런 와중에 별 구체적인 설명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삼색기를 흔들고 대통령 이름을

우렁차게 외치게 했으니 학부모들이 뿔날만도 하지요.

 

아마 이런식의 환영 인사라는것을 알았다면 안보냈을 부모들도 많았을겁니다.

 

이에 시청 관계자는 학생들을 조작했다는데 부인하면서,

학교에서 겨우 100미터 떨어진 곳이고 남은 점심 시간을 이용해 나온것일뿐이라며,

아이들이 대통령이 일하는 것을 보면 행복해하고 자부심을 가질것 같이 생각되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1931년 이래로 대통령이 이 마을을 찾은게 처음이었답니다.

 

그런데 그가 덧붙인 내용이 흥미로운게 아마 좌파 대통령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로 했을거라며,

이는 또한 시민 의식 공부라고 했답니다.

그는 학부모들이 우파 대통령인 사르코지이기 때문에 문제시 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나 봅니다.

 

학교에서 일어난 문제를 다루고 있는 지역 아카데미에서는 학과 시간을 빠지고 나간게 아니고

점심 시간을 이용한 것이라 그들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는군요.

 

제가 보기에는 이는  대통령 환영이라는 그자체 보다는 소통과 방법상에서 문제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면 아이들은 하나같이 좋아하며 삼색기를 흔들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보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지루한 하루 일과중 쌈빡한 이벤트였을겁니다.

지극히 아이들답습니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부모들은 다르게 보고 있었던겁니다.

 

이를 보는 프랑스인들의 반응은 딱 반으로 나누어지더군요.

선동하는것이라며 부끄럽게 생각한 이도 있었고,

예전에 본인 어릴때도 미테랑 방문시 그의 이름을 외치며 국기를 흔들었다면,

그게 무슨 조작인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이 문제가 예민할수 밖에 없는게 그때가 사르코지 대통령이

대선 후보 공식 발표를 일주일 앞두고 있었던 때였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지극히 프랑스답다 싶더군요.

이런 다른 생각들이 부딪히며 잡음을 내고 난뒤 합의점을 끌어내던가,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면서 프랑스 사회가 발전, 성장되어 온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프랑스 학부모 협회의 입김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앞으로 조심하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