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앞 눈 치우기 의무화, 한국과 프랑스의 차이

겨울이 그리 춥지 않고 눈도 잘오지 않은 파리에 얼마전에

한파가 몰아닥쳐 얼음이 얼고 눈이 내렸습니다.

 

그동안 파리의 겨울은 진한 안개로 뒤덮여 있어 아주 습했습니다.

그래서 특히 겨울철 피부는 항상 촉촉하니 수분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몇년전부터 이넘의 날씨가 변질된것 같았습니다.

 

살을 에는 추위와 함께, 대기는 건조해 여기저기서 정전기가

일어나 온몸의 신경을 곤두 세우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부터는 예년의 기온을 되찾았고, 오늘은 부슬부슬

비까지 내리더군요. 이게 파리의 전형적인 겨울 날씨입니다.

 

그저께 수요일, 작은 아이가 다니는 음악학교의 게시판에 생소한

벽보를 발견했습니다. 천지가 하얗게 눈으로 뒤덮여있는데서 삽을 들고 눈을 치우는 프랑스 아저씨의 모습밑에 당신의 의무라는 제목의 글이 있었습니다. 

 

한파로 인해 눈이 오고, 빙판길이 되니 시 소속인 음악학교에 관련 벽보가 붙여있었던것입니다.

 

시소속 음악학교 게시판에 있는 내집앞 눈 치우기 홍보 벽보  

 

프랑스에서 자기 집 앞에 쌓인 눈이나, 빙판으로 인해 행인이 지나가다가 다치면 집 주인이 책임을 물어야된다는것을 알고 있었기에 눈여겨 보았더랬습니다

 

프랑스의 눈치우기는 위생 조항안에 있더군요. 내용을 보자면 본인 집이나 상가에 관련된 인도에 눈이 오면 치워야되고, 얼음을 깨어 없애야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 영역은 빗물이 내려가는 관이 있는곳까지 포함된답니다. 그리고 빙판길이 되었을때는 모래와 소금을 뿌려야 된다고 합니다.

 

아랫쪽 빨간 글씨로 강조한건 사고가 있을시 피해자가 제기한 민사책임을 져야된다는것입니다.

 

지나치게 의무만 강조한 한국과 실질적인 책임을 지게 하는 프랑스

 

한국은 어떤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최근에 내집앞 눈치우기가 의무화 되었더군요.

 

서울시는「자연재해대책법」의 개정(2005.7.27 시행)으로 건축물 관리자의 건축물 주변의 보도·이면도로 등에 대한 제설·제빙작업이 의무화됨에 따라 올겨울부터 처음으로 적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년전부터 지방 자치 단체에 따라 '내집앞 눈치우기" 조례를 제정해서 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홍보 부족과 알고도 실천하지 않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에 2010년 1월에는 내집앞 눈치우기를 실천하기 않는 경우 100백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더군요. 이에 찬반 논란이 있었고요.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지만, 이는 눈 치우기에만 급급해 특별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지요. 눈을 치울수 없는 상황에 처한 이들도 많을것이기 때문입니다.

 

쌓인 눈으로 인해 피해 보는 사람을 없게 하자는 취지로 만들었을텐데 잘 지켜지지 않으니 바로 처벌안만 내세워 밀어부치자는것이지요. 의무화 해도 지키지 않는 사람들 많습니다.

 

그저께 제가 본 벽보에는 벌금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프랑스는 내 집 앞 눈 치우기를 의무화 하지만 지키지 않을시 사고만 없다면 책임질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누가 내집 앞의 눈과 빙판으로 인해 넘어져 다쳤다면 민사적인 책임을 물어야되는것이지요. 이는 아주 실질적이고도 현실적인 처벌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언제부터 프랑스가 이를 의무화 했는지 찾아보았지만 알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1975년 이와 관련한 재판 사례가 나와 있더군요. 어떤 프랑스인이 신호등을 기다리다가 눈에 넘어져 다쳐 공동 소유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는데, 사고가 났을 순간에는 눈치우기 의무화에 대한 정보를 관련 건물 소유주들에게 알리지 않았을때여서 기각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것으로 봐서 그즈음에 프랑스에서는 내집앞 눈치우기가 의무화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내 집 앞 눈 치우기~

내가 방치한 상황이 어떤 이에게 피해가 갔다면 책임을 져야되는 것으로, 이는 이타주의의 발로라 할수 있겠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의 성숙한 시민 의식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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