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 학교에서 학부모들의 역할이란?

파리아줌마 2012. 3. 3. 07:25

이상한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의 부모, 즉 학부모와 학교와의

관계라고 하면 그리 유쾌하게만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예전부터 있었던 치맛바람은 마치 학부모의 대명사로 쓰이곤

했었습니다. 그게 오로지 학교에서 학부모가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아닌 내자식만 잘봐주십사하는 이기심으로 작용되었던적이

많았지요.

 

얼마전 어떤 트위터리안이 초등학교 4학년 딸아이가 스승의 날에

꽃한송이와 양말 한컬레를 선물로 드렸는데 양말은 다시 돌려주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병폐가 심했으면 이런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일까 싶었습니다.

 

학교는 교사와 학부모가 뜻을 맞추어 학생들을 위해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학부모는 내 자녀의 교육을 담당하는 있는 학교에 무관심 해서도 안되고, 교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학교의 유익을 위해 도와야될 것입니다.

 

매주 화요일 작은 아이를 음악 학교에 데려다 주는 사빈은 고등학교 영어 교사이자, 아이 학교의 학부모

대표입니다. 아이 학교에는 두개의 학부모 협회가 있습니다. 각협회에 회장이 있고, 6명 정도의 대표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3개월마다 한번씩 학교에서 회의를 가지는데, 2개의 학부모 협회 대표들과 시청 학사 담당자들,

그리고 교장과 교사들이 모여서 학사에 관해 토론을 한다고 합니다.

 

몇년전부터 프랑스는 공무원직을 삭감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공립학교인 프랑스 학교에 교사들이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어서 작년 가을에는 교사들이 대규모 파업을 하곤 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아이 학교에는 학급을 늘이는 이변이 있었으니 바로 학부모 협회의 입김이 심하게 작용되었던

것입니다. 학부모 대표들은 시청 직원과 함께 지역 아카데미에 강한 압력을 가해 늘어나는 학생들을 위해 학급을 더 개설하고 새로운 교사를 오게 했다고 합니다.

 

차분한 사빈은 미소 지으며 이야기를 해주는데 내 아이가 있는 학교라 무척 고맙더군요.

 

학교 축제는 학부모 도움 없이는 못해 

 

공립 학교라 빠듯한 예산으로 운영해 가고 있습니다. 필요한 물품이라도 사려고 학교에서는 매년 축제로 재정을 채우고 있습니다. 이런 축제는 전적으로 학부모들의 도움으로 행해집니다.

 

음식부터 로또 추첨을 위한 물건 기부까지, 모두 학부모들에게서 나와야 됩니다. 한국인 엄마들은 이럴때 김밥과 잡채도 해갑니다. 그러면 순식간에 동이 나버리곤 하죠. 축제날 아빠들은 검은 연기에 그을려가며 바베큐를 하고 있고, 각 놀이에는 엄마들이 돌아가면서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음식 나누어 주는 곳에도 학부모들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학부모 협회에서 NO 노~하면 교사들은 아무 소리 할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아이 학교에서는 축제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해마다 열리는 축제였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학부모 협회에서

안한다고 했다더군요. 하지만 학과에 관한한 학부모들은 절대로 관여하지 않습니다.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프랑스는 지역 시청에서 학교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학교는 지역 사회에서 책임을 지고 있는거지요. 학부모는 물론, 시청 직원과 교사들이 함께 자녀의 교육을 위해 나아가고 있더군요.

 

지난해 말 사립인 큰 아이 학교에서 있었던 진로 포럼은 학부모 협회에서 시청과 학교 진로 센터와 연대하여

벌인 대규모 지역 행사였습니다. 진로 상담자들은 현직에 몸담고 있는 학부모들이 많이 맡았습니다.

 

아이 둘을 이곳에서 교육 시키면서 보니 프랑스 학부모들은 으싸~ 하며 학교 일에 개입을 해도 학교와 학생 전체의 유익을 위해 나서더군요.

 

오늘 저녁 큰아이에게 옛날 촌지 이야기를 해주니, 여기 선생님들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아이들 잘 봐준다고 하면서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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