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는 있지만 친절하지 않은 프랑스, 친절하지만 예의 없는 한국
처음 프랑스에 왔을때 선배 언니가 여기 사람들의 예의범절에 대해
알려주기를, 조금만 부딪혀도 빠르동[Pardon, 미안합니다.]이라며
미안함을 표시한다는 것과, 같은 건물에 있는 사람들끼리 잘 몰라도
봉쥬르~[안녕하세요]라는 인사는 하고 지내며, 바로 뒤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문을 꼭 잡아준다고요~
서로 빠르동[Pardon]을 한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복잡한 지하철안에서
발을 밟은 사람과 밟힌 사람이 서로에게 빠르동 한다는것이죠.
그래서 보니 사소한 부딪힘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빠르동을 하더군요.
한국인인 제가 보기에 프랑스어의 고맙습니다[멕시, Merci],
미안합니다[빠르동, Pardon]는 음이 간단해 쉽게 내뱉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 같은 경우에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라고 하는게 빠르동 보다는 장황한 음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고 생각한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병원이나 관공서의 대기실에 들어오면 필히 봉쥬르~라고 인사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눈이 마주치는 반경안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인사하는 것을 예의로 아는듯 했습니다.
뒷사람을 위해 문잡아 주는것은 더 기본적인 예의더군요. 어떨때는 그냥 가도 되는데 잡고 있어주어
뛰어갈 때도 있답니다. 큰아이 말에 의하면 이는 프랑스인들에게 자동적으로 나오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아주 사소한것들이지만 일상에서 기분 좋아지는겁니다.
또한 프랑스인들의 예의라면 공공 장소에서 남에게 피해 입히지 않게 아이들을 엄격하게 통제하는것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은 친절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할일만 하고는 더 이상의 친절은 베풀지 않지요. 미소에도 인색합니다.
까페에서 서빙하는 갸르송들은 흰색 와이셔츠에 까만 조끼를 입고 하얀 긴 앞치마를 두르고는 무뚝뚝하게
주문받고, 손님이 아직 있는데도 자기 교대 시간 다 되었다고 커피값 계산해 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이 친절하지 않으면 안돼지요. 예전에 이런 CM송이 있었습니다.
기분을 바꾸기 위해 나는 미장원에 가요~라는, 미장원 선전용이었습니다.
제가 프랑스에서 가본 곳 중 가장 친절한 곳은 미장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사람 손이 가는 인력과 서비스까지 겸해서인지 머리 한번 하려면
목돈 쥐어야 됩니다. 보통 컷만도 36유로[5만원] 정도입니다. 왠만한 한국의 파마값이죠~
프랑스는 손님이 왕이 아니라, 직원이 왕입니다. 관공서에 길게 줄 늘어섰다가도 시간되면 무우 자르듯 자르고
가방 들고 나가 버립니다. 또한 언어 장벽으로 버벅 대기라도 하면 프랑스어로 저만 알아듣게 말해버리고
가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때면 막막해지죠~
한국의 과도한 친절, 그러나 예의는?
처음 1년 반을 이곳에서 살다가 한국에 다니러 갔습니다. 그때만 해도 90년대초, 대구 시내에 나갔다가 무척 불쾌해졌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거칠었습니다. 몸이 밀릴 정도로 심하게 부딪혀 놓고는 하나 같이 아무말 없이 지나치더군요.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저 또한 한국에 있을때 그렇게 살았을텐데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파리의 한인 청소년이 한국을 다니러 갔다가 사우나에 들어오는 아주머니에게, 이곳에서 익숙해진 습관으로,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했다가 나를 알고 있냐는 무안한 대답을 듣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저의 친정 어머니는 같은 아파트 주민들과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이웃이 있는 아파트와 사우나는 좀 다른가 봅니다.
어쨌든,, 그리고 큰아이가 3년전 한국에 갔을때 지하철에서 어떤 사람이 어린 동생을 떠밀고 내리는것을 보고는 너무 놀랐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 여행은 가도 살고 싶지는 않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한국인들의 친절은 세계에서 손꼽힙니다. 얼마전 유럽 젊은이들에게 한국하면 떠오른 이미지라는 글에서 우리나라는 외국인들에게 가장 친절한 나라라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같은 한국인에게도 친절한것 같습니다.
이는 돈 있으면 편리한 한국의 삶과도 연관이 되겠지요. 하지만 때로는 과잉 친절로 사람을 불편하게도 하더라고요. 진열장만 들여다 보아도 매장안에서 직원이 나오는 친절에는 도망가고 싶어지더군요.
또한 소비자들이 친절을 강요하기도 하더군요.
요즘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고객과 눈높이를 맞춘다고 꿇어 앉다시피해서 주문 받는 모습은 안스러워 보이기만
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지요.
어째 글이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쪽으로 가네요. 솔직히 사람 툭툭 치고 가면서 미안하다는 인사하지 않는, 예의 없는 이들이 많고요, 친절도 상업적인 잇권이 개입된 과도한게 대부분인것 같습니다. 그런 친절마저도 없는 프랑스에 비하자면 나은거지요. 그런데 그게 노동자의 인권보호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제가 본 한국과 프랑스의 엇갈린 예의와 친절, 조금씩 절충해 나간다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 모양의 추천을 눌러주세요. 로그인 필요없습니다.
'파리의 한국아줌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리에서 한국 드라마 보고 우울에 빠져 (0) | 2012.03.17 |
---|---|
파리에서 음악으로 남북한이 하나가 되다 (0) | 2012.03.16 |
프랑스인이 본 한국의 성형 문화 (0) | 2012.03.12 |
프랑스 대학 입시에는 그룹 스터디가 있어 (0) | 2012.03.10 |
한국 음식에 매료되고 있는 프랑스인들 (0) | 2012.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