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에서 외치는 구럼비를 살려주세요

파리아줌마 2012. 4. 16. 07:34

며칠전 우연히 동포언론지[한위클리]에 실린 "파리에서 외치는 구럼비를

살려줍서"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관광객들의 낙원이라고 불리는 제주도에 민주적인 방법과 절차를

무시한 무지막지한 해군 기지를 위한 폭파 작업이 시작되었던 3월 20일,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리나라 최남단의 아름다운 섬에서 일어나는

일에 안타까워 하던 한인들이 하나둘 모여 들면서 유네스코 앞 1인

시위로 결실을 맺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달이 다되어가는 시간 동안 그런 일이 파리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알지 못한 무지함에 미안해지더군요. 살기 바빠서 그랬다고 핑계를

대어 봅니다.  

 

프랑스에서의 이같은 움직임은 오늘날 제주 강정 마을이 한국 사회

민주주의의 현주소, 환경에 대한 의식, 한반도의 국내 및 국제 정치적 의제를 오롯이 보여주는 집결체라는 문제의식과 함께 지난 3월 15일 강정에서 활동 중이던 프랑스 출신의 활동가 Benjamin Monnet(한국에서 ‘벤자민’ 혹은 ‘벤지’로 불림)의 비 인권적인 강제 추방에 대한 반발로 한층 더 힘있게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이 날의 파리의 1인 시위 사진은 뉴욕의 1인 시위 사진과 나란히 한국 일간지 <한겨례>의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답니다.

 

이후 전 세계에 강정의 문제를 공론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평일에는 유네스코 정문 앞 릴레이 1인 시위가 이어졌고, 3월 24일을 기점으로 매주 토요일 및 일요일 4시 부터 6시 사이에는 트로카데로에서 강정의 문제를 프랑스 및 세계의 여행객에게 알리는 행사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사진: 프랑스 존[한위클리]

 

주목할만한 사실은, 매주 모이는 약 10명의 참가자 중 대부분이 트위터 및 페이스북으로 정보를 공유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한국 및 외국인으로 다시 한번 SNS의 위력을 느끼게 해 주었던 것. 여섯 차례의 꾸준한 트로카데로 공동 행동을 통해 약 200명이 서명하였으며, 파리를 관광중인 한국인 및 제주를 알고 있던 다수의 외국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답니다.

 

공동행동을 통해 참가자들이 외쳤던 구호는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강행되는 구럼비 발파 즉각 중단,-강정 주민, 활동가 및 종교인들의 평화적 시위에 대응한 해군 및 경찰의 폭력 즉각 중단, -해군 기지 건설 공사의 주축인 삼성 및 대림의 불도저식 사업 저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1인 시위 및 집회 등 제반 행사는 페이스북의 ‘프랑스 강정 지킴이’ (www.facebook.com/groups/france.jeju)에서 실시간으로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해서 바로 가입해서 진행 상황을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네스코 정문과 프랑스 언론사 앞에서1인시위가 계속 되는 한편, 엔지 젤터(Angie Zelter, 2011년 노벨 평화상 후보자)가 주축이 된 런던 및 세계 각국(뉴욕, 베를린, 워싱턴 등)의 강정 지지 세계 행동의 날의 일환으로 5월 6일(일요일) 3시, 트로카데로 인권광장에서는 퍼포먼스 등의 문화행사가 어우러진 대규모 집회가 치뤄질 계획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신문과 방송이 전하는 강정 마을 소식

 

 

                                                            사진 : 페이스 북, 프랑스 강정 지킴이

 

프랑스 일간지인 리베라시옹지는 4월 7일에 "제주도 해군 기지와 선거의 쟁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었습니다.

프랑스 강정 지킴이 페이스북에 올려진 번역을 참조 했습니다.

 

신문은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 군함 20척을 배치할수 있는 거대한 해군기지 건설을 두고 정부과 저항하는 자들 사이의 밀도 높은 힘겨루기를 전하면서, 반대자들은 환경 파괴를 우려하면서 미군의 전략적 기반이 될까 걱정하고 있다고 했답니다. 411 총선을 앞고 강정은 주요 주제가 되고 있다면서, 천주교 인사들과 참여작가 그리고 서울 시장도 공사 중단을 촉구했고,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도 웹상에서 "한국의 낙원을 위협하는 군비 경쟁'이라고 고발했다고 전했습니다.

 

강정 해군기지 건설을 두고 한국 미디어 편집진들의 의견들도 갈리고 있으며, 가장 보수적인 일간지인 동아 일보는 해군 기지 건설에 가장 호의적인 논설을 싣었다고 했습니다. 이곳이 태평양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듯 보이는 중국에 맞서 빠른 개입을 할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에 참여 연대 사무처장은 중국을 막기 위해 미국에 기대는 구시대의 냉전 논리라며 반박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일요일] 12시에 프랑스 까날 플뤼스[CANAL+]의 나비 효과[Effet Papillon]라는 방송에서 강정 마을에 관한 다큐를 15분간 방영했습니다. 한위클리 기사를 통해 알고는 시청할수 있었는데, 강정 마을 사태를 바다 전투라는 소 제목으로 전한 방송은 강정 마을의 해군 기지 건설을 미국의 개입에 관점을 두고 있더군요.

 

제주도가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문화 유적지로 등재되던 2007년에 정부에 의해 2014년 완공할 해군 기지 건설 계획이 발표되었다고요.이후 5년 동안 반대하는 운동이 일어나 며칠 동안 구속된 이들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공사장과 반대하는 이들 사이의 하얀 벽을 보여주었는데 인터뷰 하던 한국인 청년은 그 벽을 명박 요새라고 부른다고 하더군요. 강정 주민들의 부르짖는 소리와 스쿠터를 찬 하얀 수염의 문정현 신부는 주위에 감시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구럼비가 폭파되고 나서도 주민들과 저항하는 이들은 실망하지 않고 계속 싸우고 있다고 전하면서 경찰들의 수가 엄청나다고 하더군요.

 

강정 마을 해군 기지 건설 반대가 환경적인 요인도 있지만 지리적으로 아시아 남단에 위치해 미국에서 중요한 요충지가 될수 있는 곳이라 남한과는 상관없이 미국에 의해 지휘되었을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큐는 상당 시간 미국 개입에 할애하더군요. 한국 전쟁이후 주둔한 미군, 그리고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벌인 범죄들, 또한 법적으로 미군이 범죄를 저지르면 한국이 재판을 할수 없는 부분까지 전하면서, 2002년 효순 미선양 사망사건 이후 미군에 대한 반감이 더욱 심해졌다고 했습니다.

 

지난 3월 핵정상회의에 참석한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에 미군 주둔을 더욱 확고히 하고 돌아갔다고요. 그리고 마지막에 정확히 들을 수는 없었지만 이명박과 오마바 대통령이 얼싸 안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일요일 한가한 오전 시간에 만화 영화를 보고 있던 작은 아이와 함께 잠시 채널을 돌려 방송을 보았는데, 눈을 내리 깔고 보고 있던 아이는 방송이 끝나자. 끔찍해 라고 하더군요, 무엇이?라고 물으니. 이제까지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라 이명박 대통령이 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방송 보니 미국에서 한것이쟎아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방송에서 이야기한 피에르 사크레가[pierre sacrée] 무엇이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오랜 시간 동안 풍화 작용을 거친 아름다운 돌바위, 구럼비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그들은 미쳤다고 하더군요.

그들, 누구?라고 물으니, 그것을 파괴하는 모든 사람들이라고요~

 

5월 6일 파리의 인권 광장에서 구럼비를 살려줍서라고 힘차게 외치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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