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한국에서 식당 호출 벨을 보고 경악한 딸아이

파리아줌마 2012. 4. 27. 07:29

지난 월요일 코리안 커넥션 회원들이 저희 식당에

식사를 하러 왔습니다.

 

케이팝 팬이 아닌 우리의 판소리를 좋아하는 시릴은 한국 말을

제법 잘합니다. 그래서 서빙하는 이를 저기요~하고 부르고는,

그말이 무례하지 않은가 하고 묻더군요,

 

그래서 저기요~는 무례한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저 또한 한국 식당에서 식사할때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저기요~하고

부르곤 합니다.

 

단지 어이~ 이봐~ 같은 말이 문제지, 저기요~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럴만합니다. 프랑스 식당이나 까페에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무슈[Monsieur]~, 마담[Madame]~ 아니면 영어의 플리즈[please]격인, 실 부 푸레[s'il vous plaît]로 직원을

부르기에, 저기요~라는 말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 조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특히 한국은 손님이 왕이지만, 프랑스는 손님이 왕이 될수 없다고 말하는 시릴이 서빙하는 이에 대해 예의 갖추는건 당연했을겁니다.

 

그리고 나서 제가 덧붙인게, 하물며 한국에서는 식당에 가면 호출 벨 있지 않니? 했더니 아는지 모르는지 모두들 왁자지껄하게 웃더군요.

 

한국 식당에 있는 호출 벨에 비하면 저기요~는 양반이지요,

 

네~ 압니다, 한국 식당에 있는 호출 벨은 별실이나 한국의 식당 문화상 꼭 필요한 것일겁니다.

 

이는 또한 다른 일을 보고 있는 직원들이 손님에게 줄곧 신경쓰지 않고 있어도 되기에 편리하게 작용할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잘 모르는 외국인이 호출 벨을 처음 대했을때는 어떨지~??

 

3년전 한국을 다녀갔을때 중학생이었던 딸아이는 식당 테이블에 있는 호출 벨을 보고는 놀랐답니다.

그때는 별실이 있는 식당도 아니었답니다. 마치 서빙하는 이가 사람이 아닌 로보트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너무 편리함만을 추구하고 있는듯 했답니다.

하지만 어린 둘째는 그것을 보고는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에 한번 눌러 보고는 싶었는데, 감히 그럴수는 없었다고 하더군요.

 

깨끗한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 그리고 최고의 서비스로 손님들에게 만족을 가져다주는게 식당 경영이기에 설치한 호출 벨일 것입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특히 노동력에 대한 가치가 높은 프랑스인들에게는 놀라움들 중의 하나일 수 있겠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 또한 자국과 다른 식당 문화라고 받아들일겁니다.

 

이는 서비스의 편리함과 더불어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에서 기인된 것이기도 하겠지요. 외국 언론들이 재벌을

고유 명사처럼 쓰듯이 빨리빨리라는 단어도 한국을 대표하는 단어가 되어 버린듯합니다.

 

2010년 G20 정상 회담이 서울에서 있었을때 한국을 소개하는 르몽드지 기사에 이 빨리빨리는 palipali~라고 아예 불어식으로 표현하더군요.

 

그럴수밖에 없었습니다. 빨리 먹고 빨리 일하러 가야만 성공할 수 있었겠지요.

 

식당 서비스에 목숨 거는 분위기

 

얼마전부터 식당을 하는 바람에 오늘 글이 식당하는 이의 입장에서만 보았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수도 있겠지만 그전부터 느끼고 있었던 것들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사실 맛집, 식당에 관한 글을 쓰는 블로거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솔직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당 서비스에 목숨 걸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진하게 받습니다. 친절한 서비스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게 더러 도를 지나치는 듯하더군요.

 

식당 직원들의 친절함에 대해서는 항시 빠지지 않고 나오더군요. 물론 문제시 되어 개선되어야할 곳은 있겠지만

직원에 대한 인격이 말살되는 경우가 많은듯합니다. 내 돈 내고 식사한다고 함부로, 아무렇게나 대하는듯한데요, 이는 그사람의 인격을 드러내는 일이겠지요.

 

예전에 한국에 다녀갔을때 어떤 식당에서는 손님과 눈높이 맞춘다고 직원들이 쪼그리고 앉아서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더군요. 마치 잊혀지지 않은 악몽처럼 가끔씩 떠오르곤 한답니다. 물론 이른바 서비스 정신이라고 할수 있겠지만, 식당에서 얼마나 대접하고, 대접받고 싶었으면 이런 오버까지 나오나 싶습니다.

 

또한 자신보다 어려 보인다고 엄연히 성인인 알바 학생들에게 반말하는 어른들도 있고, 서빙하는 이의 잘못과 실수에 촉각 곤두 세워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이들도 있더군요. 이는 편함만을 위해 호출 벨을 달아놓은 한국 식당에서 나올수 있는 또 다른 현상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들에게 식당은 오로지 배 채우기 위한 곳일뿐, 사람이 일하고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없는듯합니다. 

 

너무나 빠르게 성장한 우리나라,, 그건 정말 대단합니다. 하지만 빨랐던 만큼 그사이 잃어 버리고, 놓친 것들도 많았을겁니다. 그건 바로 인간을 중시하는 사고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루는데 급급하면 사람은 도구가 되어 버립니다. 그런 사회는 건강할수 없겠지요. 모든 일에는 사람이 우선시 되어야 됩니다.

잃어버린 인간성을 지금부터라도 되찾고자 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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