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프랑스 언론, 레이디 가가 공연 취소 위해 기도하는 한국인들

파리아줌마 2012. 5. 1. 07:30

얼마전 지하철 벽보 광고를 통해 레이디 가가 공연이

9월 말에 파리에 있을 예정이라는것을 알았습니다.

 

레이디 가가인듯 기괴하게 분장을 한 어떤

여인이 있는 포스터였는데, 9월 공연에 4월 19일부터

예매를 시작한다고 써놓았더군요.

 

은근 그동안 파리에서 있었던 케이팝 공연이 떠올라 유심히

보게 된것입니다. 가격도 알아보아야 될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레이디 가가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는것을

공연 취소를 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알수 있었습니다.

 

레이디 가가는 이름만 많이 들어보았지, 의도해서 그녀의 노래를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몇달전 프랑스 티비에 잠시 나오길래 그 유명한 레이디 가가라 싶어 보기는 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음악에 심취해서 노래를 부르고는 흔들흔들 거리며 무대뒤로 사라지더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레이디 가가 공연 취소를 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그녀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그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라는것만 알고 별 관심 없었습니다.

 

저같은 40대 아줌마가 레이디 가가에 관심 가져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겠지만서도, 아직은 어린 청소년들에게

한국의 일부 기독교인들이 반대하는 레이디 가가 공연은 그 스타에 더욱 호기심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될수도 있겠고, 공연을 꼭 보게 만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금지하고 반대하는데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고, 어긋나고 싶은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행히도 그게 그들이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각설하고, 지난주 프랑스 시사 주간지인 렉스프레스[L'Express]가 "레이디 가가 공연 취소를 위해 기도하는 한국인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은것을 보았습니다.

 

제목이 우습고도 재미 있습니다. 공연 취소를 원한다고 해도 될것을 기도한다고 하니 말입니다. 실제로 그들은

함께 모여 하늘을 향해 기도했더라고요.

 

서울에서 수백명의 보수 기독교인들은 하늘을 향해 레이디 가가 공연이 취소되기를 간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유는 나라에 동성애와 포르노 그래피가 퍼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요.

 

300명 정도의 기독교인들이 일요일 저녁, 서울 중심부에서 기도 그룹을 만들어 공연이 취소되기를 하늘에 간청했다고 전했습니다. 기도 모임을 주선한 이들 중 한명인 강주현씨는 프랑스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공연

하지 않기를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있다. 왜냐하면 동성애와 포르노 그래피가 나라에 퍼지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답니다.

 

성에 관한 신성한 문화를 위한 연합이라고 불리는 강씨 그룹은 서울 거리에, 건강하지 못한 성문화를 가사와 음란한 공연으로 퍼뜨리고 있는 레이디 가가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달기도 했답니다. 이에 구청에서 제거했다고 합니다.

 

"The Born this way ball" 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레이디 가가의 월드 투어는 서울에서 시작되고, 남한에서는 18세 이상만 공연을 관람할수 있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공연의 목적은 두가지인데, 하나는 동성애자들의 권리이고, 다른 하나는 학교 폭력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은 8백 6십만명의 개신교인들과 5백 1십만명의 카톨릭 교인이 있어, 동아시아에서 필리핀 다음으로 많은

기독교인들이 있고, 1천만명의 불교신자들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사를 보고 나니 레이디 가가 공연은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 요즘 끊임없이 문제시 되는 학교 폭력에 대항하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공연을 취소해 달라고 기도하는 기독교인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네~ 그들의 생각이 어떤지 모르지는 않습니다. 잠시 비아냥 거렸습니다.

 

저 또한 개신교인입니다. 그런데 한번씩 우리 나라에서 들려오는 이같은 소식에 답답해지곤 합니다. 이번 소식은 2년전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동성애를 다루었다고 기독교인들이 방송 금지 어쩌구 했던 것과 같아 보입니다.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랍니다.

 

그런데 제가 우려하는것은, 청소년들은 이런 것을 보고 조심하기는 커녕 작가나,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못하는 사회라는 사실에 사고가 경직되지 않을까 하는겁니다. 그런 사회에서 어떻게 창조성과 예술성이 꽃을 피울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지난 27일 레이디 가가 공연은 잘 끝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제시 되면 본인이 안하면 됩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빌어 의도하고 강요하지는 말아야겠지요. 이번 일은 일종의 데모이지 강요한건 아닙니다.

하지만 교회안에서, 그리고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은근 슬쩍~ 은혜라는 미명으로 강요된 만연한 행태들이 있지요.

그리고 서울 중심가에서 이런 기도 모임은 안가지는게 한국 기독교의 발전을 위해서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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