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프랑스 장관이 된 입양인이 한국의 여왕?

파리아줌마 2012. 5. 21. 07:02

지난주 예상했던 대로 올랑드는 내각을 구성하며, 한국계 입양인인

플뢰르 뺄러랭[Fleur Pellerin]을 중소기업 및 디지털 경제 장관으로

임명했습니다.

 

이는 프랑스에 있는 한류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어 페이스북을 통해

연신 그녀의 소식이 올라오고 있더군요. 어떤 프랑스인은 그녀는

중소기업을 일으킬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생산 부흥 장관이라

칭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는 분명히 대단한 일이고, 주목할만한 것입니다.

 

한국 언론의 반응들도 뜨거웠더군요. 그런데 단순히 알리는 차원을

넘어서서 해외에서 성공한 한국인? 혹은 나라의 자부심?, 그리고 애국의

차원까지 끌어올려서 보도했다는 사실을 프랑스 언론을 통해 알았습니다.

 

지난주 프랑스 주간지인 르뽀앵[Lepoint]이 플뢰르 뻴러렝, 한국의 여왕

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싣었습니다. 글을 읽어보지 않고 제목만 보니

좀 거슬리더군요. 무슨 한국의 여왕인가 싶었기 때문입니다.

 

 

기사를 보니 이는 한국 언론의 뜨거운 반응을 빚댄 것이었습니다.

몇몇 한국 언론들이 그녀를 한국의 여왕으로 만들었더군요.

 

한국계로 첫 장관이 된 김종숙은 한국 언론을 불타오르게 했다고 했습니다. 플뢰르 펠러랭은 지난주 장관으로 발탁되고 난뒤 한국 기자들의 펜으로 그녀의 본명을 다시 찾게 되었다고 하면서 몇시간만에, 생후 6개월 이후로 한번도 가보지 못한 모국, 남한의 국가적인 자부심의 대상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주 가방을 매고 엘리제 궁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하는 펠러랭의 모습을 일면에 싣었고, 

또다른 보수 일간지인 동아일보는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입은 펠레랭의 삽화를 넣었으며, 국영 방송인

KBS에서는 올랑드 대통령 취임의 스타로 부각시켰다고 전했습니다.

 

르뽀앵 인터넷 페이지에는 한복을 입고 지구위에서 프랑스 국기를 흔들고 있는 펠러랭의 동아일보의 삽화까지

넣었더군요.

 

그녀의 장관 임명은 국적이 혈연으로 요약되는 나라에서 애국의 성공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1973년에 태어나 거리에 버려져진채 발견되어 프랑스 가정에 입양되었다는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그녀가 이수한 화려한 교육과정을 보면, 프랑스에서는 공화국 교육의 좋은 예가 되고 있고, 서울에서는 해외에서 성공한 위인들 축에 들게 된다고 했습니다.

 

최근 그녀에게 주요 언론들의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답니다. 이는 그녀가 프랑스인임을 상기하고자 하는것임과 동시에 한국과 프랑스간의 관계를 강화할수 있게 보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는 "입양되었다는것은 장애이기도 하지만, 나를 성공하게 한 한 요인들중의 하나였다"고 조선일보가 전했다고 하고는 프랑스 상원 의원이자 유럽 녹색당의 이인자인 입양인 쟝 벵상 플라세[Jean Vincent Placé]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플뢰르 뻴러랭의 경우를 보고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는 다양성에 대해 다시 문제 제기를 하며 대담을 벌일것이라고 했습니다. 자주 동남 아시아인들에게 피해가 되는 외국인 혐오에 대해 한국 정부는 방침을 세울것이라고 했고, 새누리당은 인종에 상관없이 차별이 없고 기회균등이 이루어지는 프랑스의 한국계 장관 임명을 보고 교훈을 얻어야 된다고 했다고 합니다.

 

네~다양성에 대한 문제제기에 외국인 혐오 방지하는 대책들을 세우는 기회가 된다는 점은 좋습니다.

 

그런데 플뢰르 뻴레랭이 프랑스 장관으로 임명된것에 대한 나라의 자부심까지 내세우는 것은 지나치다 싶습니다.

나라가 해준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프랑스와 한국의 관계 강화라~ 그녀가 원해서 그렇게 해준다면 감사한 일이겠지요.

 

얼마전 그녀는 한국과는 상관없이 프랑스를 위해 일할 프랑스인이라고 차갑게 대한 이들에게 대한 반감으로 글을 적었는데, 한국의 몇몇 언론들의 또 다른 오버는 눈살 찌뿌리게 합니다.

 

그녀에게 애국을 운운하거나, 해외에서 성공한 한국인이라는건 어울리지 않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동아일보의 한복 입힌 삽화는 민망스럽기까지 하네요.

 

프랑스 언론인 르뽀엥지가 실은 기사는 혈통에 연연해, 아이를 버린것은 중요하게 생각지 않고, 장관으로 임명되니 같은 민족 내세우며 떠들썩한 한국 언론을 꼬집은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인용한게 조선일보와 동아, 그리고 KBS였다는것이죠, 참으로 창피합니다.

 

한국에서 화제가 될만한 일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한국 입장에서 나라의 자부심 운운하며 그렇게 떠들일은 아니지요. 6개월에 프랑스 가정에 입양되어 열심히 노력해 화려한 학력을 가졌고 프랑스 장관이 된 한국계 여성이 있다고, 우리가 키울수 없었던 한국 아이를 프랑스가 키워주었다고, 그리고 한때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었던 우리였음을 잊지 말자고, 그래서 이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자고 하면 안될까요?

 

                                                        감사합니다.

           글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 모양의 추천을 눌러주세요. 로그인 필요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