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프랑스 노인들이 건강하게 사는 비법은?

파리아줌마 2012. 5. 30. 07:09

얼마전 프랑스 통신사 기사에서 본것입니다.

프랑스 시니어들이 잘 늙기 위한 치료법이라는

글이 있더군요.

 

보통 이런 경우 젊게 산다, 젊어진다고 하는데

잘 늙기 위한것이라는 표현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왜냐하면 잘 늙는다라는 표현은 아주 현실적이기 때문입니다. 

젊게 살거나, 잘 늙거나가 같은 뜻일겁니다.

 

하지만 왠지 그 표현이 휠씬 품위있어 보이는건 저만의 생각일뿐인가요? 

 

잘 사는 것 만큼 중요한게 잘 죽는 것이라는 생각이 얼마전부터 들더군요.

 

그와중에 잘 늙는것 또한 중요할 것입니다.

 

이는 건강을 유지하며 산다는것이겠죠

 

어차피 나이 들어 흰머리와 주름이 늘어가는데 푸른 젊음을 가져다

붙일 필요는 없을것입니다. 하지만 잘 늙어야겠지요.

 

처음 이곳에 와서 인상적이었던것들 중 하나가 노 부부가 팔짱을 끼거나 혹은 손을 잡고선 꼭 붙어다니는것이었습니다. 요즘도 그런 광경을 자주 보곤 합니다.

 

한국에서는, 특히 제가 살았던 대구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었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그런다면 이상한 시선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서는 노 부부들일수록 서로가 아니면 큰일날 것처럼 의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러다가 어떤 아프리카인 노부부를 보았습니다. 두분다 키가 장대 같이 컸는데 할아버지는 멀찍이 앞서가고 할머니는 겸연쩍은듯 뒤에서 따라가고 있더군요. 이분들은 오랜만에 함께 외출을 했나 봅니다.

어쩌면 평생 처음이었는지도 모를일입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저에겐 더 익숙하더군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부부가 서로 의지하는것은 당연한것이겠지요. 자녀들 키워 세상에 내보내고 나면 옆지기 밖에 없습니다.

 

프랑스인들은 퇴직하고 나면 새로운 인생을 삽니다. 그동안 생업에 쫓겨 할수 없었던 취미생활을 하느라 분주하게 보냅니다. 지난해 작은 아이 피아노 발표회때 마지막에 연주하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는데요. 의사로 계시다가 퇴직하고는 젊은 시절에 배우고 싶었던 피아노를 10년 동안 배운 실력을 선보이시더군요.

 

또한 큰 아이 초등학교때 담임 선생님은 퇴직하고 이태리어 배우고, 또 무엇 무엇을 배우러 다닌다면서 평범한 할머니가 되어 손자를 찾으로 온 학교앞에서 우연히 만난적이 있습니다.

 

프랑스인들이 행복지수는 65세에서 70세가 40세보다 더 높답니다.

 

예전 유학생 시절에 원룸에 살때였습니다. 원룸으로만 구성된 옛날 아파트였는데 노인들이 많았습니다. 원룸을 여러개 터서 멋진 아파트로 꾸며놓고 살고 있는 할아버지도 있었습니다. 제가 살던곳 바로 옆에 미누라고 불리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혼자 사시는데 건너편 원룸에 자주 드나드시더군요. 어느날 그곳을 구경시켜주는데 탄복했습니다.

 

거기는 원룸 전체가 새장이었습니다. 각양각색의 새들이 있는 그곳은 천국이 같았습니다. 손바닥안에 들어갈만한 새들이었는데 너무 예뻤습니다. 할머니의 정성으로 자라고 있더군요. 그러다가 너무 연세가 드시니 지방에 사는 딸 부부가 와서 모셔가더군요.

 

등이 굽고 키가 작은 할머니인데, 성함은 기억나지 않고 모습만 아직도 어른거립니다.

 

프랑스 노인들이 생각하는 건강 유지 비법은?

 

프랑스 노인들이 취미 활동만 하고 손자 돌보기를 등한시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정해놓고 보고 있더군요. 그러다가 정하지 않은 시간에 자주 맡기면 딸 상대로 파업하겠다는 할머니 이야기도 지난해 블로그에 언급한적이 있습니다. 물론 할머니의 농담이었습니다. 당신이 할일이 많은데 시도 때도 없이 맡기니 한소리 하신거겠지요.

 

초등학교가 없는 수요일은 음악학교에는 손자 손녀들 데려다 주고 가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자녀집에 며칠은 머물러도 함께 살지는 않습니다.

 

본인들의 취미 생활을 하고, 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프랑스 노인들이 건강하게 사는 치료법이 바로 자녀와 손주들을 보는것이라고 얼마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더군요. 81%가 이에 해당되었고, 77%가 균형있는 식단, 그다음이 외출을 하고, 활동을 하며, 운동을 하는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규칙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는다는것에는 41%로 가장 약했습니다. 

 

국가 인구학회에 의하면 프랑스 여성들의 수명은 챔피온이랍니다. 그런데 몇년전부터 조금 내려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8년 조사에서는 음식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것으로 나왔답니다.

 

자녀와 손주를 보고 사는게 프랑스 노인들의 건강에 좋은 일이라니 아주 정신적이고 정서적입니다.

 

지난주에 포스팅한, 비빔밥 좋아하는 96세의 프랑스 할아버지는 증손주가 14명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론 조사 결과를 증명해 주는 경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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