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나꼼수 공연

파리아줌마 2012. 5. 31. 07:27

몇달전 나꼼수가 유럽 투어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많이 반가웠습니다.

 

지난해 미국 투어하는것을 보고 파리에도 왔으면 싶었거덩요.

하지만 이곳은 미국만큼 많은 유학생과 동포들이 있지 않아

어떨까 싶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영국에 계신분이 파리 콘서트 관련해 도움을 요청해

왔는데 먹고 사는 일이 바빠 신경쓰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트윗 친구로 지내던 파리에 있는 어떤 분을 만나

어떻게 홍보할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한류팬들에게 홍보하고는 싶었지만 그들이 어떻게

한국말을 알아들을까 싶었습니다. 그것도 풍자가 가미된 말이라서요.

 

그래도 궁리하니 생각나는 분들이 있기는 했습니다.

 

그날 파리에 있는 동포 두 분에게 의향을 물으니 그리 긍정이지는 않더군요.

한분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했고, 다른 한분은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야기들이 신빙성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입장료 25유로[4만원 상당]가 비싸다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그렇게 쉽지 않은 분위기속에서 나꼼수 파리 공연은 진행되었습니다.

 

지난주 초까지 우중충하고 춥던 파리가 활짝 개었습니다. 봄을 건너뛰고 여름이 되어버린듯한 어제[29일],

프랑스 위인들이 묻혀있다는 팡테옹 광장에 있는 소르본 법과 대학에서 나꼼수 공연이 있었습니다. 

 

 

나꼼수 공연이 열릴 소르본 법과 대학을 멀찍이서 보았습니다.

 

단과 대학 위에는 자유,평등,박애라는 프랑스 혁명이념이 새겨져 있었고, 파리 법대라고 적혀있는데,

너무 높아 함께 잡을수 없었습니다. 화요일 늦은 오후 학교를 나오는 소르본 법대생들입니다.

 

학교안 조그마한 뜰이 있습니다.

 

나꼼수 팜플렛이 오른쪽에 붙여져 있네요.

 

바로 왼편 강의실에서 나꼼수 공연이 열리게 됩니다. 한시간 정도 일찍 갔는데, 미리 와서 기다리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공연 시작전에 프랑스 언론과의 기자 회견이 있다고 합니다.

 

6시 30분에 공연 시작인데, 선착순 입장이라 6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혹시 프랑스 젊은이가 있지 않을까 싶어 둘러보았는데 거의 한국 유학생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파리의 어르신 한분이 오셨습니다. 연세 드신분 보니 반갑더군요.

인사를 드리고는 어째 오셨냐고 하니, 세상 일중 하나를 보러 오셨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나꼼수 멤버들을 보고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들이라고 하시더군요. 일신을 돌보기 보다는

이런 일을 하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또라이들이라고요. 그러시고는 푸훗~하고 웃으시며 하시는 말씀이. 

그러고보니 그들을 보러온 나도 또라이네 하십니다. 나꼼수 같은 해학을 가지신 분 같더군요.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강의실에서 진행되더군요.

 

 

 

왼쪽에 계신분은 프랑스 수재들이 간다는 그랑 제꼴 교수님이십니다. 그리고 르몽드 기자와 다른 언론사들이 공연전 기자 회견을 하고는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통역이 있었고요

 

많은 사람들이 왔습니다. 원래 300백명을 예상했다고 하던데요. 대학측에서 안전을 이유로 250명으로 줄이라고 했답니다. 그래도 자리가 없어 통로에 의자를 가져다 앉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시작되었습니다. 다들 사진 찍느라~

 

나꼼수는 정치는 따분하고 재미없는것이라는 인식을 바꾸었고, 쉽고 해학적으로 접근하면서 21세기 한국 사회에 큰 획을 그었다고 할수 있수 있을것입니다. 그리고 그간 덮어두고 있었던 국민들의 알 권리를 찾아주었고, 

백성을 외면한 정치인들에 탄식하며 답답해 하고 있는 시민들의 숨통을 틔워주었습니다. 

 

영국에서 있었던 김용민씨의 영어 일화를 재미있게 들려주며 김어준 총수는 네사람이 어떻게 만났는지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감옥에 있는 정봉주에 대한 신랄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고 하더군요. 정봉주의 경박함은 원래 컨셉인줄 아는데 알고 보면 정말 경박하답니다. 그리고 삼일절 같은때에 사면을 바랄수는 있는데, 그는 모든 공휴일에 사면을 노리고 있답니다. 심지어 어린이 날, 부부의 날에도 사면을 노렸다고 해서 웃음 바다를 만들더군요.

 

주진우 기자의 취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요. 교회 취재를 할때는 관계자를 만나는게 아니라 한 6개월 정도 신자가 되어 교회를 다닌답니다. 그리고 나서 취재를 한다더군요. 그를 소개하며 기자들이 와서 싸인 요청하는 기자라고요~

 

김용민씨는 성대모사를 했습니다. 삼성의 이건희씨와 현대 정주영씨의 대화를 기가 막히게 하더군요.

그리고 김대중씨가 욕하는것, 한명숙씨의 성대모사도 했습니다. 그리고 한나라당 네비게이션은 좌회전이 안된다더군요. 엄청 웃겼습니다.

 

유모차를 몰고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이들도 있었고요, 네덜란드에서 나꼼수 파리 콘서트를 보기 위해 날아온

커플도 있었습니다. 유모차 뒤에 있는게 에어콘인데요, 가동되고는 있었지만 강의실 전체를 시원하게 해주지는 못했습니다. 어쨌든 그 열기는 후끈했더랬습니다.

 

이는 박원순 시장을 중간에 두고 총수와 여성 정치인, 이름을 잘 들을수 없었습니다. 불리하면 눈물 흘리는 여성이라고 하더군요. 그녀가 김총수와 언성을 높여가며 싸우는 모습을 재연한 것입니다.

 

사진을 전체를 조망하며 잘 찍어 보겠다고 뒷쪽에 앉았는데 마이크가 울려 정확히 알아듣기가 어려웠습니다.

 

주기자와 총수는 목감기에 걸렸다며 연신 기침을 했습니다.

 

중간에 5분 정도 휴식시간 가지고 본격적인 정치 이야기로 넘어가더군요.

 

디도스 사건, 그리고 구속되자 마자 병원 특실에 있는 최시중씨 이야기,

 

총수는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는 그들과 싸우기가 힘이 부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주기자는 우리를 잡는것은 괜찮은데 민주주의를 잡으려 하고 있어서 화가 난다고 하는데,

진심이 느껴지는 뜨거운 이야기였습니다.

 

주기자가 이야기한 언론 조작을 보면, 유명인이 그에게 1억을 빌려 달라고 해서 돈이 없어 못빌려 주었는데,

다른 이에게 빌려 주가 조작하는데 썼답니다. 단지 돈빌려 달라고 전화 한것 때문에 주기자는 주가 조작에 연루되었다는 기사가 뜨고, 자주 멤버들이 모여 오랫 동안 회의를 하면, 주기자 부인과 별거하고 머리카락 긴 남자와 덩치 큰 남자와 동거~ 이런 기사가 난다는것입니다.

 

주기자가 말을 많이 하더군요. 그리고 총수는 모든 것을 일괄하고 어우르는 이야기 위주고, 김용민씨는 중간에 한번씩 나와 독특한 소스를 쳐주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주기자는 영국 사람들은 일많이 안하고도 잘산다. 하지만 우리는 열심히 해도 힘들다. 왜냐하면 지도자들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돈 모아서 다 해먹으니요~ 파리의 사르코지에게도 쪽팔리는 이들이라고 해서는 좌중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총수는 이번 대선에서 지면 저희는 죽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지금 해외로 다니며 망명지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반드시 구속 시키라는 명령이 내려왔다고 합니다.

 

싱가포르에서 미행을 당했다고 합니다. 지금 여기에 국정원에서 나오신 분 손들어 보라고 하더군요. 이에 주기자는 세사람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 모든 심각한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고 웃음나게 했습니다.

 

총수는 또 저희들을 살린다고 생각하시고 투표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이방송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방송을 하겠다고 하는데, 찡~해지더군요.

 

주기자는 외국에서의 한마디가 국내의 그것보다 영향력 있을수 있다며 옆에 있는 사람에게 투표하게 하라고 하길래 그들이 이곳에 온 이유를 알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여성들 질문만 받는답니다. 어떤 분이 해외 유권자들 표가 한국에 잘 도착할수 있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저도 생각해보았던 부분입니다. 이에 주기자는 알수 없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막을수 있답니다. 이후 몇몇 여성분들의 질문이 있고, 사인회를 가졌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사인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인회 전에 티셔츠와 김용민씨 나비 넥타이를 경매로 팔더군요.

 

이 프랑스분은 김용민씨 팬인가 봅니다.  기념 촬영까지~

 

바게뜨가 놓여지고 한쪽 옆에는 팬들이 준것으로 보이는 샴페인이 있더군요.

나꼼수 멤버들이 낸 책을 들고 와서 싸인받는 이들도 있고요, 관광중인지 파리 관광책에, 어떤 이는 언어 교재에

받고 있었습니다.

 

프랑스인들중에 파리 7대학 한국어과 학과장님이 오셨습니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시더군요.

인사 드리고는 어땠는지 여쭈어 보니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학과장님은 매주 인터넷으로 나꼼수를 듣고

있답니다.

 

 세사람들 모두 많이 지치고 힘들어 보였습니다. 시차와 더운 날씨탓도 있을겁니다.

 

제일 마지막 순서로 저도 사인을 받았습니다. 사인 받을 것을 비하지 못해 가방을 뒤져 낡은 종이 하나를

꺼내었습니다. 가까이서 주기자를 보았는데요. 유난히 기침을 많이 하던데 멀리서 볼때는 몰랐는데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총수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더이상 그들을 보며 웃을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무거워지더군요.

 

팡테옹을 등지고 어둑해진 거리를 내려 오는데 공연전에 만난 어르신 말씀이 생각이 나더군요.

 

자기 자신 돌보지 않고 뛰어드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들이라는~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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